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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GM-79의 삼국사기 이야기

최근 세계사 연구의 한 흐름,(데이비드 크리스천, 거대사, 서해문집, 2009)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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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세계사 연구의 한 흐름,(데이비드 크리스천, 거대사, 서해문집, 2009)

짐순 폰 데그레챠프 2013. 6. 13. 19:36


그래 24, 아리가또~!


딴 건 몰라도 동일한 책을 가장 많이산 건 아마 이 책이 될껍니다.

원서까지 포함하면 여덟권 샀을라나요.

짐순이가 사재기한 것도 아니고

(당근 서해문집과 인연이 있는 것도 아니고 저자나 역자와 관계가 있지도 않아요)

소장본, 감상용, 원서.. 이렇게 두고는 다 주변에 뿌렸을 겁니다.

(기억이 애매한게 요렇게 3권만 보이니까요.. -_-;;)

2009년에 산 책 중에 이 책이 많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사실 세계사라고 부르는 책에서의 시대배분은 약간 뒤틀어져 있습니다.

학자들에따라서 700만년까지 올라가는 인류의 역사의 상당기간은

원숭이와 석기인으로 산 시간입니다.

인간이 토기를 만들고 기초적인 건축물을 세우고 산 건 1만년도 되지 않습니다.

국가를 세우고 문제를 만든 건 더 짧지요.

인간이 순수하게 자연에 존재하는 것이 아닌 것을 손에 쥔 것은 불과 200년입니다.

2진법의 전자신호가 인류의 문명을 좌우한 건 불과 수십년이지요.


가끔 역사책에서 아시리아의 제국주의를 설명하면서 매우 짧은 전성기를 누리고

강압만 하다 반발로 사라졌다고 기술하지만

아시리아의 역사는 3천년을 넘고, 꽤 강한 나라로 존재한 것도 천년 넘어갑니다.

물론 세계제국시절은 그에 비해 짧긴 했지만

과거의 영국이나 현재의 미국이 감히 논할 '찰나'는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의 역사책에는 단 한줄이지요.


그리고 또 하나 중국과 유럽 위주의 역사를 서술하다보니

마치 그들의 역사적 궤적만 인류 문명의 기준처럼 여기게 되지요.

(그 고상한척 하는 유럽친구들은 유럽의 역사를 세계사로 배워왔지만.. ㅆ!)

헤겔이 닦아놓고 여러 유럽의 다양한 가치관이 뻗어나가며 강화한

문명론에 빠져서 다른 문명권의 역사를 왜소하게 본 것이 현실이지요.

아무래도 요즘들어 그런 흐름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나름 성과를 거두지만 여전히 그게 강합니다.

(우리가 그렇게 당해놓고 그걸 따라하며 다른 문명을 얕잡아보는 건 개급니다)


이 책이, 저자가 제창한 하나의 흐름이 가져온 충격은 

그동안의 세계사를 다시 생각하자는데 있었습니다.

물론 지구사라고 해서 지질시대까지 놓고 본 책들도 있었어요.(특히 일본의 대중역사책)

그러나 그냥 편의적인 것이 아니라 

인류 탄생으로부터 세계를 하나로 묶는 거시적인 역사시각,

각기 다른 궤적을 가진 인류집단의 역사를 가리지 않고 품으려는 노력은

그다지 찾아볼 수가 없죠.

지네만 고귀하고 특히 아시아는 아시아적 생산양식이라는 해괴한 시스템이라고 주장한

헤겔같은 이의 생각이 있었지 않느냐고 반론한다면

걍 가운데 손가락이 어떻게 생겼나를 보여드릴 껍니다.

(그 괴랄한 사유때문에 죽어나간 사람들을 대신해서..)


앞에서 잠시 언급했지만 700만년을 기준으로 할 때

인류 역사의 대부분은 원시/선사시댑니다.

고작 1만년의 문명(호주원주민을 기준으로 하면 고작 40년)

그리고 200년의 산업화시대(한국을 기준으로 하면 반세기)

마지막으로 반세기에 미치지 않는 정보화시대

(애니악으로 보느냐 PC로 보느냐, 웹의 대중화로 보느냐...)

물론 정치적인 사건과 제도의 발전, 위대한 정복자와 장군,

인간의 찬란한 예술, 그리고 억압에 대한 저항도 중요한 연구의 대상이지만

한발짝 떨어져서 인류의 역사를 전체적인 조망으로 보자는 것이죠.


물론 이 시각에도 단점이 있습니다.

또, 이 시각을 교조주의적으로 따라가자는 건 아닙니다.

이렇게 볼 수 있지 않을까?

이러면 세밀한 연구에 가려져 보이지 않던 

전체적인 흐름이 눈에 들어오지 않을까하는 연구이기도 하죠.

그리고 아무래도 농업의 시작과 산업화의 시작, 정보화사회 진입은

모든 사회의 연대가 같지 않으니

어떤 면에서는 유라시아대륙 위주의 역사서룰로 돌아갈 수 있다는 

위험성도 내재합니다.

(그렇다고 1970년대 <강제>문명화의 길로 들어선 

호주 원주민을 인류사의 기준으로 삼을 수는 없죠..)


책은 간결하고 또 읽기도 용이합니다.

읽는 이에 따라서는 함축적인 내용으로 보여질 수도 있겠군요.

하지만 기존의 세계사, 유라시아대륙 위주, 

혹은 뒷담화형 이야기에 질린 분들에게 또 하나의 지적 자극이 되지 싶습니다.

(이봐요, 짐순씨. 당신도 그런 글을 쓰잖아...)


말꼬리 -----------

이 책 다음으로 많이 산 건 길찾기의 일년전쟁사일 겁니다.

4질+원서를 샀더니 그래 24이벤트라고

기렌의 야망 게임을 주더군요.(짐순이 게임기 업뜸!)

서해문집은 정말 길찾기를 본받아야 합니다..

자, 사장님, 메인프레임 한대 사주세ㅇ...탕!탕!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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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화면을 켜자마자 이용규 투런.

야구를 안봐야 NC가 4할 승률 거둘 거 같다능.. 아아.. T_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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