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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GM-79의 삼국사기 이야기

9세기 동아시아 교류사의 고전을 풀어쓰다(라이샤워, 중국 중세사회로의 여행, 한울, 1991)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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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세기 동아시아 교류사의 고전을 풀어쓰다(라이샤워, 중국 중세사회로의 여행, 한울, 1991)

짐순 폰 데그레챠프 2013. 9. 2. 10:53

사진은 언제나 그래24의 도움이 큽니다..


오늘은 기쁘게도 오래전에 나왔음에도 절판되지 않은 책이 주인공입니다.

일본승려 엔(圓仁)의 입당구법순례행기는

한중일 교류사 연구에 잇어서 가장 중요한 책으로 꼽힙니다.

838년부터 847년까지의 긴 여정에서 보고들은 이야기는

공식적인 역사서에 남지 않은 뒷이야기들이 살아있지요.

한국에서는 그가 당을 다녀올 때 활동하던 장보고에 대한 기록이 있어서

이 책에 주목하고 있었습니다.

마침 두 권의 번역서도 나왔지요..

(이 시대 전공자이신 김문경 선생의 번역서는 지금 구하기 힘들껍니다..

아아 이거 사뒀어야 했는데 T_T)

그렇지만 어느 고전이든 나름의 진입장벽이란 것이 있어

이 책의 길고도 어려운 내용을 소화할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머리에 총이라도 겨누고 

닥치고 읽으라고 할 수는 없는 거잖아요.

1990년에 죽은 서구권의 대표적 동양학자

라이샤워가 1955년에 이미 이 여행기에 대한 해설서를 내놓았고

그것이 1991년 우리나라에서도 번역소개 되었지요.


9세기 동아시아사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 없이,

(당연하게도 원인은 동시대 사람들 읽으라고 했기 때문에 

당연한 건 설명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일기글이기 때문에 독자들에 따라서는 지루해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이 주는 장점은 동양사 전문가이기도 했던 라이샤워가

외부에서 본 관점으로 동아시아의 전반적 흐름을 설명해주고 있다는 것,

(당연하게도 반세기가 넘어버린 지금 세부 각론은 많이 변했지요)

또 주제에 맞게 재분류를 하고 있다는 겁니다.


원인의 입당구법순례행기에 대한 소개,

그의 일생에 대한 간략한 개괄, 중국을 오가는 일본 사신의 여정,

중국에서 만나야 했던 관리들, 당에서의 생활,

당 불교의 상황과 마침 일어난 불교탄압사건,

(중국의 3무1종 법난에서 꽤 중요한 회창의 폐불입니다..)

그리고 중국에서 도움을 얻었던 신라인들에 대해

각각의 장에서 원문의 해설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마냥 쉬운 책이라고는 말하지 못하겠습니다.

그러나 단언컨대 번역본을 읽는 것보단 매우 편합니다.

만약 이 부분에 대한 공부를 하고 싶다는 사람에게

나름 입문서로서는 좋지 않을까,

반세기가 넘도록 이 책을 뛰어넘는 책이 나오지 않았음은

후대의 학인들이 게을러서가 아니라

이 책이 그만큼 압도적이었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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