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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GM-79의 삼국사기 이야기

전쟁사 책의 또 다른 길(배은숙, 강대국의 비밀)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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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사 책의 또 다른 길(배은숙, 강대국의 비밀)

짐순 폰 데그레챠프 2013. 9. 10. 16:33


가끔 이야기 하는 것이지만

어느 장군이 어떤 전술로 승리를 이끌었고

어떤 무기를 사용하였느냐가 전쟁사의 전부는 아닙니다.

자꾸 그런 눈에 잘 보이는 것만 전쟁사라고 착각하는 분들이 계시지만

전쟁에서도 하부구조의 중요성은 다른 분야 이상입니다.

지금 설씨녀 이야기를 쓰면서 가장 궁금했던 것은

신라 중고기의 병력동원 문제였습니다.

그 시대에도 나름의 법칙이란 것이 있다는 것은

이 시대를 공부하는 사람은 누구나 가질 것입니다.

정말 주먹구구로는 나라를 꾸려나가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거든요.

정말 1차대전 때 독일 장군 루덴도르프보다 수천년 전에

동아시아는 총력전이라는 개념에 대해 눈을 뜨고 있었는데

바로 한반도의 남부에선 그 때가 총력전의 시대로 접어듭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들이 얼마나 체계적으로 병력을 동원했는지 잘 알지 못합니다.

왜냐고요? 심증은 가지만 물증이 부족하기 때문이죠.


로마사를 연구하는 분들도 엄연한 고대사 전공자이므로

자료가 부족해~라는 대사를 입에 달고 살 것 같은데

(아마, 고대사 연구자들의 전우주적 공통어지 싶어요. 종특이라면 종특)

그래도 어느 정도 세세한 사례들도 남아있어 부럽기 그지 없습니다.

그런 로마시대의 군대를 연구한

국내 연구자의 책이 나온지 한참 되었지만 소개해도 되겠지요.


갈리아 전기를 읽을 때, 덩달아 로마 군제에 대한 공부를 할 때

이 책의 저자 배은숙 선생님의 도움을 받았지요.

물론 논문으로요.

그냥 어떤 무기와 전술로 강국을 이루었냐에 대한 책은 많습니다.

그러나 순수하게 하부구조가 어떻게 구축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책은 없었습니다.

로마 군대는 어떻게 만들어지고,

그 병사들의 일상, 근무조건은 어떠 했는가.

이런 문제는 그렇게 주목받지 못하지요.

그러나 이런 것에 대한 연구가 전쟁사를 정말 인간의 역사로 만들어줍니다.

월급은 어떻게 받았을까? 훈련은 어땠을까?

입대는? 제대 후는???

군대가면 그때도 계급이 깡패였을까?


고대 서구 전쟁사에 대해 간간히 책은 나오지만

대개는 거의 번역서이고, 의례 푸는 그런 이야기만 했지요.

이 책은 한국에서 나온 극소수의 본격 전쟁사이고

또, 단순히 드러나는 현상에 집중하지 않고

어떻게 그런지를 분석하는 유일한 출판물이라는 겁니다.


이 책의 내용을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신병입대로부터 숨가뿐 군대 생활에 대한 묘사가 첫 장이고

그 다음으로 2부에선 로마군인들과 돈문제,

3부에선 역대 로마군의 발전과 몰락에 대한 서술입니다.

1부나 2부는 군대에 갔다왔거나 갈 예정,

그리고 가족을 떠나보낼 예정의 사람들에게 매우 재미난 부분일 겁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군대는 좋은 소리를 못듣는 것 같네요.

약간 시간이 종황무진 이동하는 느낌도 주지만

그런 건 이쪽에서도 어쩔 수 없는 자료의 문제일 것이고..


08년에 나왔지만 이 책이 그렇게 주목받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 점이 늘 안타까웠는데요. 그래서 소개글 하나 뒤늦게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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