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GM-79의 삼국사기 이야기
9세기 동아시아 교류사의 고전을 풀어쓰다(라이샤워, 중국 중세사회로의 여행, 한울, 1991) 본문
사진은 언제나 그래24의 도움이 큽니다..
오늘은 기쁘게도 오래전에 나왔음에도 절판되지 않은 책이 주인공입니다.
일본승려 엔닌(圓仁)의 입당구법순례행기는
한중일 교류사 연구에 잇어서 가장 중요한 책으로 꼽힙니다.
838년부터 847년까지의 긴 여정에서 보고들은 이야기는
공식적인 역사서에 남지 않은 뒷이야기들이 살아있지요.
한국에서는 그가 당을 다녀올 때 활동하던 장보고에 대한 기록이 있어서
이 책에 주목하고 있었습니다.
마침 두 권의 번역서도 나왔지요..
(이 시대 전공자이신 김문경 선생의 번역서는 지금 구하기 힘들껍니다..
아아 이거 사뒀어야 했는데 T_T)
그렇지만 어느 고전이든 나름의 진입장벽이란 것이 있어
이 책의 길고도 어려운 내용을 소화할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머리에 총이라도 겨누고
닥치고 읽으라고 할 수는 없는 거잖아요.
1990년에 죽은 서구권의 대표적 동양학자
라이샤워가 1955년에 이미 이 여행기에 대한 해설서를 내놓았고
그것이 1991년 우리나라에서도 번역소개 되었지요.
9세기 동아시아사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 없이,
(당연하게도 원인은 동시대 사람들 읽으라고 했기 때문에
당연한 건 설명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일기글이기 때문에 독자들에 따라서는 지루해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이 주는 장점은 동양사 전문가이기도 했던 라이샤워가
외부에서 본 관점으로 동아시아의 전반적 흐름을 설명해주고 있다는 것,
(당연하게도 반세기가 넘어버린 지금 세부 각론은 많이 변했지요)
또 주제에 맞게 재분류를 하고 있다는 겁니다.
원인의 입당구법순례행기에 대한 소개,
그의 일생에 대한 간략한 개괄, 중국을 오가는 일본 사신의 여정,
중국에서 만나야 했던 관리들, 당에서의 생활,
당 불교의 상황과 마침 일어난 불교탄압사건,
(중국의 3무1종 법난에서 꽤 중요한 회창의 폐불입니다..)
그리고 중국에서 도움을 얻었던 신라인들에 대해
각각의 장에서 원문의 해설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마냥 쉬운 책이라고는 말하지 못하겠습니다.
그러나 단언컨대 번역본을 읽는 것보단 매우 편합니다.
만약 이 부분에 대한 공부를 하고 싶다는 사람에게
나름 입문서로서는 좋지 않을까,
반세기가 넘도록 이 책을 뛰어넘는 책이 나오지 않았음은
후대의 학인들이 게을러서가 아니라
이 책이 그만큼 압도적이었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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