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GM-79의 삼국사기 이야기
좀 난감한 사극의 후유증 본문
짐순이와 사극을 보고 싶어하는 사람은 주위에 없습니다.
어지간한 사극을 보면 에미넴과 할미넴 저리가라의
랩배틀이 사극을 보는 중에 튀어나오기 때문이죠.
스스로도 사극을 보는 것이 얼마나 정신에 해로운지 알기에 안봅니다.
특히나 갑옷이나 무기, 건축양식 이런 것만 봐도
아주 머리가 아파집니다.
물론 이 부분에 대해서 뭐 제대로 아는 것은 없다고 스스로도 생각하지만
그래도 거슬리는 것이 하나 둘 이상은 나옵니다.
고대사를 다룬 사극이 많지 않고,
그나마 어이 상실한 쓰레기들이 대부분이라 아예 시청을 거부한 덕에
아직 짐순이는 살아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하다못해 사람들이 그렇게 지적하는 칼 차는 거
오래간만에 본 정도전에선 제대로 반영되더군요.
칼 차는 위치에 따라 발검 자체도 달라집니다.
고대 그리스에선 오른손잡이가 왼 편에 차면
칼을 뽑다가 방패를 드는 왼 팔을 자를 우려가 있어 오른 편에 찬다던가..
적어도 칼 집 자체를 허리띠 안에 쑤셔 박는 몰상식한 칼 위치는
한국 사극이 유일하죠.
(칼을 의장용으로 차고다닌다면 모를까..)
오늘 어디서 애들용 역사책을 펴다보니
기이한 그림이 나와 올려봅니다.
역사적으로 정확함과 판타지스러움이 동시에 공존하는 걸 보니 머리가 아프네요.
모 출판사의 어린이 역사책 중에서)
폭군인 봉상왕이 창조리의 쿠데타로 물러나는 대목에 나오는 그림입니다.
창조리는 반신叛臣인가..(이게 뭔지 궁금하시면 링크!)
재미난 게, 병사들의 칼과 창은 그럭저럭 맞습니다.
단 칼이 한 쪽 날만 있는 도刀가 아니라 양날의 검이란 게 걸리지만요.
이 당시는 도가 더 많이 사용되거든요.
솔직히 도를 그리고 현재의 일본도처럼 휜 만곡도가 아니라
일자형인 직도로 그렸으면 매우 좋았을 겁니다.
휜 만곡도는 헤이안 이후 일본에서 대륙으로 퍼진 겁니다.
(직도보다 베는 효율이 높아지거든요)
그러나 창날이나 이런 것 보면 삼국시대 전반부가 맞죠.
삼국시대 전반부의 창은 저런 자루 긴 칼에 가까운 게 많습니다.
정말 옥의 티를 들자면 저 그림의 주축을 이룬 두 인물의 갑옷인데
오른쪽(아마 창조리겠죠) 인물의 것은 어느 정도 역사성은 있는데
시기가 한참 후의 것입니다.
특히 어께 장갑의 장식은...
정말 이 글을 쓸 정도의 심각한 문제는 왼쪽의 봉상왕.
눼, 딱 떠오르시죠?
뭐, 장예모의 "황후화"같은 영화가 선구자적으로 버려놓았지만
아니 나탁요의 "라스트 템테이션Temptation Of A Monk"이 최초였던가..
(왜 짐순이는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가 감독이었다고 생각했지??)
고증 따위는 개밥으로도 안쓴다는 영상물이 튀어나온 이후로
사극은, 역사극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장르가 되어갑니다.
(무슨 사극이 판타지도 아니고, 아니면 장면이라도 멋지게 뽑던가..
뭐 열댓명으로 전투장면 찍는 거 NHK에서도 하지만
고증 엉망에 이정도로 무성의한 영상은 안만들더라)
이제는 이완용이나 민자영을 아래로 내려볼 천하의 개#女ㄴ을 미화하는 드라마를 찍으면서
(천추태후 나올 때도 빨아대는 책 나오더니 역시나 이번에도 나오네요..
ㅆㅂ, 역시 어설프게 배운 밥버러지가 문제,
가끔은 제대로 배웟다는 것이 이런 걸로 돈벌겠다고 나서는 게 가장 문제)
어느 개거지같은 딴따라色姬는 자신은 다큐찍으러 나온 게 아니라 했던가
(그게 진짜 남사당패가 하던 짓이다. 넌 정말 딴따라 소리를 들어도 그게 아깝다)
뭐, 이런 상황이니 뭐랄까요..
자꾸 역사적 사실이나 실제 역사속의 모습은 저만치 날아가고
또 다른 곳에서 그것이 재창조(실은 폐기물 재활용)가 되어 살아 숨쉰달까요?
말꼬리 ------------------------------
언젠가 어느 분이 근초고왕인가 하는 사극의 복식 고증이
개판이라고 까는 걸 봤습니다.
뭐, 근거를 보니 7세기 벽화고분을 들어 이야기 하기에 어이가 없어
드라마가 어떤가 검색해서 찾아보니
그건 오히려 4~5세기 복식과 맞아떨어지더군요.
(적어도 기준점에선 아주 벗어난 것은 아니었죠)
드라마 자체의 질은 어떤지 모르지만
적어도 그 비판은 정말 개소리에 가까웠다고 해야할까..
까도 알고 까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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