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GM-79의 삼국사기 이야기
이제는 초판 300부.. 본문
그동안 책 이야기를 온과 오프에서 할 때마다
머리 속에 기준점은 초판/1쇄당 500부였습니다.
네, 학술서적을 찍어낼 때 출판사가 생각하는 인쇄부수입니다.
오래전에 미술사전문출판사인 예경에서도 500부 찍는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가끔 이야기하는 단골서점 사장님과 대화할 때도
가뜩이나 안좋았던 출판시장이 더욱 나빠짐을 봅니다.
원래 역대 아르바이트/직원들 얼굴을 다 아는 서점인데
몇 년째 사장님 부부가 직접 다 돌리는 걸 아니까요.
원래 잡지 하나 정도 더 얹어주시던 분들이
요즘은 그게 없는 게 이해는 됩니다.
(그분들이 페도/로리라서 12살을 넘어서니까 싫증난 건 절대 아닐겁니다!)
오늘 고대사학회 세미나에 다녀왔습니다.
원래 책은 나오면서 사오는데
이상하게 들어가며 책을 사고 싶더군요.
그래서 단골 사장님 부스에 가서 책을 고르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이제는 초판 부수가 300부라는군요.
(요건 저자 증정본이라는 걸 뺀 건지 확인 못했어요)
작년만해도 잔뜩 싣고 와서 파시던 분이
(보통 이런 저리에선 30% 이상 깍아주십니다. 중간 마진이 없잖아요)
신간도 다 가져오시지 않고
그나마도 두어부씩만 챙겨오셨더군요.
그런데도 그 책이 남을 거랍니다.
눼, 정말 남더군요. 일찍 빠져나와 집에가려다 보니..
한때 이런 말이 돌았습니다.
미술학도는 몇 만인데 1년에 500부 찍는 미술책이 안팔린다고요.
물론 미술학도 전부가 그 책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500명 이상은 봅니다.
그런데도 책은 안팔립니다.
이젠 역사 전공연구서를 300부 찍습니다.
역사학도는 미술학도보다 더 적습니다.
이제 이 전공서는 몇 년을 악성재고로 먼지만 먹고 자랍니다.
(그러다 보면 곰팡이가 무럭무럭 크기도 합니다)
물론 모든 역사학도들이 그 책을 봐야하는 건 아닙니다.
돈이 없을 수도 있고요.
집이 무척 좁아 놓을 수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300부, 500부가 전부 서점에 풀리는 건 아닙니다.
그 중 상당수는 도서관이 품어줍니다.
공공 도서관의 도서구입비, 대학도서관의 도서구입비가 배후인물인 거지요.
지금 300부는 잘 모르겠지만
과거 500부 중 50~100부 정도는 저자가 끌어안았습니다.
가끔 헌책방에서 진기한 걸 구하기도 하는데
이를테면 '데킨 공왕님께.. 저자 아므로 레이 드림" 이런 글귀가 적힌 책을 만나지요.
짐순이도 그런 책을 아는 분께 선물 받기도 하고,
또는 헌책방에서 구하기도 했어요.
도서관에서 품고, 저자가 선물로 돌리고
그러고 서점에 나오는 건 몇 부 안됩니다.
그런데 그 책 조차도 몇 년째 썩기도 합니다.
오늘 산 책 보니 안쪽에 영풍문고의 도난방지용 태그가 붙어있더군요.
반품이라는 거지요.
제작년 연말에 나온 책인뎁..
(이걸 지금까지 안샀다는 걸 저자-지인입니다-가 알믄 앙대! 키랏~★)
가끔 여기저기 이야기 해보다가 안산다는 사람들을 많이 봤어요.
그거야 개인의 의사이니 뭐라 간섭할 수는 없지만
뭐 전자서적의 시대가 아직 오지도 않았는데
필요한 자료는 어떻게 보려고?
복사본으로 다 해결이 가능한 걸까?
만약 지금 뭔가 떠올랐는데 도서관 문여는 시간이 멀었다면?
어떤 전공책은 네 권이나 사버리는 짐순이로는 이해가 되진 않습니다.
(어쩌다보니 보존용, 소장용, 감상용1, 2로만 4권이 되더군요. -_-;;;)
자기 서가에 책을 채우지 않는 學人은 어떤 공부를 할까?
교보나 영풍같은 서점에 가면 사람들이 북적이는데
왜 출판시장은 숨을 헐떡일까?
혹시 그 사람들이 책을 사보는 이의 전부는 아닐까?
왜 골목에 자리한 서점들은 사라져가는 걸까?
이런저런 질문만 늘어갑니다.
말꼬리 -----------------------------
내일도 파시면 좀 나눠서 사서 돌아가는 길 가볍게 하려고 했더니
내일은 또 어떤 출판물 마지막 작업이라 못오니 오늘 사라 하시더군요.
덕분에 추력을 초과하는 중량비로 집엔 힘들게 왔습니다.
그런데도 한 권 덜 샀네요. 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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