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GM-79의 삼국사기 이야기
좋아하는 불상을 보다가 새롭게 다가오는 것들.. 본문
짐순이는 탑을 좋아하지만 불상은 그렇게 좋아하는 편이 아닙니다.
아니, 그러니까.. 싫은 건 아닌 데 관심이 좀 적달까요?
아주 엄밀하게 말하자면 열광하는 온도의 차이?
굳이 좋아한다고 해야
국보 83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이라던가..
위키백과 한국판에서 긁어옴.. 중박 사이트에선 로그인을 하라네.. 쩝..
또는 혼자서 이문세 불상이라 부르는 삼국시대 불상도 좋아합니다.
약간 몸이 안좋으시다는 문세아자씨에게 바칩니다.(이거 국가재산인데 누구맘대로???)
하지만 가장 좋아하는 건 이미 몇 번 등장한 통일신라 시대 약사여래불이지요.
직찍입니다..
솔직히 아무리 좋게 봐줘도 멋지지는 않습니다.
어떤 할배들은 바로 옆의 감산사 아미타여래 입상이 최고라고도 합니다.
에로에로 하다셨던가?
뭐, 허리를 약간 비튼 것에서 원조 인도의 향기를 느낄 수도 있습니다만
그건 지금 짐순이에게 중요한 건 아니고..
왜? 사람들은 이 불상을 조각했을까요?
전지전능의 범용성이 아닌 단일 성능의 특수성을 갈구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하필이면 그것이 병을 고쳐주는 부처였을까요?
언젠가 통일신라의 불교신앙의 변화에 대해서 줏어들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언제는 석가모니불이었고 언제는 아미타여래고
또 언제는 약사여래불이라는 이야기였는데
딴짓하기를 좋아하는데다 솔직히 통일전쟁 이전에만 관심을 두던 시절이라
그냥 한 귀로 흘려버렸습니다.
그럼에도 중박(국립중앙박물관)에만 가면 하염없이 시간을 보낼 정도로 좋아했지요.
그러나 왜 저 불상이 사람들에게 필요했는지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요즘 김양에 대한 이야기를 준비하는 도중에
(이게 늦는, 또 글 자체가 안올라오는 이유는 다른 겁니다만..)
자료를 조사하다 보니
통일신라 중반기부터 자연재해나 전염병의 발발 빈도가 높더군요.
때로는 중국이나 일본으로 밀항을 해야할 정도예요.
그건 그나마 갈 수단이라도 있는 복받은 사람들이고요.
물론 여러가지 요인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일단 그 이전의 기록이 부족하다. 없어졌거나 아예 안했거나..
그래서 기록이 정연해진 시대의 기록만 많아졌을 가능성.
또 하나는 인구밀도의 문제입니다.
전파할 개체수가 적다면 애당초 퍼질 수도 없거든요.
잦은 전쟁과 낮은 생산력으로 적었던 인구가
좀 늘어나면서 위험해질 확률이 높아졌을 수도 있습니다.
특히 과거로 올라갈 수록 인간이 지면을 3차원적으로 활용하지 않고
드넓은 원시림과 초원 사이로 점과 선의 1~2차원적 인구분포를 했다면
전염병이 창궐할 빈도가 낮죠.
고립된 극소수의 집단만 붕괴시키고 자연소멸했을 겁니다.
전쟁도 사라졌겠다, 잠시나마 안정적인 생활을 했겠다..
이러면 인구가 들어나고,
또 중앙집권적인 체제가 시도 또는 강화될 수 있다면
(요건 중대전제왕권론자와 그 반대자 둘다 적용가능한 겁니다)
아무래도 집단간 교류가 자연스럽게 늘어나죠.
아니면 기후의 변화로 인한 타격일 수도 있습니다.
화산 하나 적당한 게 분출하기만 해도
인류사회는 취약점을 드러냈지요.
이러저러한 가설을 생각해볼 때,
어쩌면 삼국사기에 나타나는 전염병, 그리고 자연재해는
대서특필된 왕권의 강약, 그리고 왕위쟁탈전 이상으로
신라인들의 삶에 큰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해도 무리는 아니지 싶어요.
어쩌면 좀 더 절대적인 능력을 가진 부처들보다
한가지에 특화된 약사여래가 절실하게 필요했다면..?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그리고 그것이 점차 임계점을 넘어갈 즈음에
사람들은 이것이 말세라고 생각하고
다가올 새 시대의 부처인 미륵에게
모든 것을 바칠 마음의 준비가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후삼국시대에 궁예가 부처를 칭하고,
전국각지에서 종교결사가 늘어나는 것은
꼭 신라왕권의 약화라는 정치적 변화에만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겠지요.
마냥 쳐다보고 안부인사를 전하던 저 불상이
왜 존재하는가를 생각하게 되었네요.
물론 짐순이가 병약해서 더더욱 다가오는 걸까요?
말꼬리 -----------
1.
앞으로도 이 여름에 글이 자주 올라온다고 장담 못하겠군요.
이런저런 일들로 글을 못씁니다.
대신 방치하던 옆집에 종종 글을 올리는 중입니다.
2.
마침 금주 토요일에 신라사학회에서 하는 발표 중에
궁예와 미륵신앙을 주제로 한 것이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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