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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GM-79의 삼국사기 이야기

중국이 무섭다.. 그걸 이제 알았어? 본문

역사이야기/역사잡설

중국이 무섭다.. 그걸 이제 알았어?

짐순 폰 데그레챠프 2014. 11. 16. 15:10

금요일에 골수검사를 받고 (톱으로 허리를 써는 형벌의 1/1000의 고통은 체험했지 싶다) 누워서 애니나 보는 와중에 (눼, 안보던 10월 신작을 몰아서 봤지요..) 인터넷 켜보니 이런 기사가 나옵니다.



중국에 진출했던 한국 기업들 설 자리가 점점 줄어든다는 내용입니다. 뭐, 이 기사가 아니어도 다들 알만한 사람들은 아는 내용이지요. IT쪽으로도 중국에 진출했던 많은 기업들이 동남아로 이전을 하고 있지요. 


그런데 아쉬운 건, 여전히 이 문제는 표피적으로 이야기한다는 겁니다. 그냥 중국의 대외의존도 경감을 위한 노력. 중국 내부 방식의 어려움. 이렇게 보면 앞으로도 정말 사건의 맥락은 전혀 읽혀지지 않을 겁니다. 대체 수십년 공부했다고 자부하는 사람들, 생각은 하나요? 뇌는 있어요? 그러고도 돈을 받아 쳐먹고 사나요? 아래 당신들보다 더 노력한 애들도 88만원 벌기 힘든 와중에?????


얼마 전에도 IT 관련으로 글을 썼지만



중국이 우리의 돈줄이다를 떠느는 작자들은 많지만 정작 서점이나 넷에 올라오는 글에서 중국을 이해하려고 노력한 글이나 그 성과 보신 적 있으신가요? 그냥 그래프니 분석이니, 폼잡은 글이나.. 아니면 중국의 뒷골목 소개같은 단편 묘사는 흔하지만 정말 중국의 속살을 이해하는 글 보신 적 있나요?


맨날 식민사학했다고 욕하지만 현대 한국의 중국인식은 일제사학자들보다 못합니다. 좀더 심하게 욕하자면 외교적 오판으로 가득찼던 인조 집권기의 사대부들만도 못해요. 중국어 할 줄 아는 사람들은 매우 많은데 중국을 이해하는 사람이 없네. 뭐, 영어에 목을 매다는 나라지만 아직도 미국의 의도를 읽지 못하는 사짜들이 신문과 방송에서 헛소리하죠. 매번 같은 민족이라면서 북한에 대해서도 헤메고 다니지..


중국은 이 지구상에 있는 어느 나라와도 다릅니다. 그냥 외국 기업 간다고 베스트 코리아, 원더풀 코리아라고 외치는 다른 나라가 아닙니다. (물론 그 나라들도 허접한 나라들이 아닙니다. 다만 외국에 대한 태도가 다른거죠) 수십개의 나라가 들어갈 공간에 하나의 나라로 수천년을 이어온 괴물같은 나랍니다. 그냥 로마제국이 지금 잉글랜드로부터 이라크까지 다 끌어안고 존재한다고 생각하면 되는 거죠. 물론 중국 역사의 반은 분열기라지만 그래도 하나의 문화권이라는 인식이라도 있던 반면에 로마제국은 갈라지마마자 다들 별세계가 되었지만..


가뜩이나 자기들만 우월하다는 생각에 사로잡혀있던 애들이 오랙 기간 동안 이웃들에게 강짜도 부렸지만 내가 세계 최고니까, 어른이니까 좀 관대할 때도 필요하다는 게 송나라 때까지였다면 아예 자존심이 박살난 명 이후의 대외관은 전혀 달라졌어요. 자기 외의 존재에 대해 매우 공격적이 되었달까. 그냥 사람들은 명과 조선의 관계가 임란 직후에야 좋아진 것을 주원장 성격이 더러웠다, 고려 왕실이 원의 부마국이었던 게 컸다고 그냥 넘기지만 주원장이 영생한 것도 아니고 고려가 무너지고 세워진 게 조선이고 조선 태조 이성계는 요동정벌 거부하고 위화도회군까지 했는데 그게 말이 되나요? 그러다 청에게 지배받고 또 거기서 빠져나오자마자 이젠 일본애들한테 짓밟히네.. 지금 중국은 더더욱 공격적이고 피해망상적인 상태라구요. 


아아.. 걔네들 10억 넘게 사니까 껌하나만 팔아도 10억개.. 이런 생각을 가지고 접근하는데 당장 개혁개방 해야하고, 털색깔이 뭐든 쥐만 잘잡으면 되니까 일단은 어셔옵쇼 했는데.. . 이제 자력갱생가능한데, 가끔은 미국애들도 한 수 놔주는데 그깟 기업들이 대수겠습니까? 자꾸 관치문화만 가지고 어렵다 이야기하는데 중국은 우리들 생각 이상으로 자뻑과 자존감으로 가득찬 존재라구요. 그들은 절대 원더풀 코리아를 외치지 않는다구요.


매번 상대국가의 문화와 같은 핵심적인 면은 안보고, 표피적인 그래프나 보면, 와~ 말은 화려하고 그럴싸해보이지. 깊은 독서와 사색 없이 하니 참 쉽고 편하지. 그래서 우리가 얻은 게 뭔데? 정말 중국의 10억이 죄다 阿Q일거라는 착각만 한 거냐?


사실 동북공정이니 뭐니 규탄하네 분석하네 이래저래 말은 많았지만, 실제로는 선언적 언어에 불과했지요. 우연히 동북공정이 이슈가 되는 그 순간에 그 자리에 있었지만 아직도 생생합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이슈가 되던 시점에 이미 동북공정은 끝나가는 분위기였고, 1991년에 이미 그 위험성을 경고하는 논문도 발표되었고, 1990년대 중반에 동북공정의 기본 관점의 뿌리인 책들도 번역되어 나왔지요.(그 책 내용은 동북공정보다 흠좀무 정도를 넘어요..) 그런데 아무도 안봤죠. 10년이 지나서야 처음 봤다고 호들갑. 정말 몰랐던 것인지 봤어도 헛소리로 치부했던 것인지..


중국의 어느 왕조가 우리나라에 쳐들어 왔어도 그게 무슨 이유로 온 건지는 생각도 안하고, 그저 우리 민족의 강철같은 애국심과 민족의식으로 물리쳤다는 이야기만 하던 시절보다는 많이 나아진 겁니다만 아무리 사회과학적 분석이론이 대단하다 하여도, 그 바탕에 상대에 대한 인문학적 접근(주로 인류학과 역사학)이 깔리지 않는다면 언제나 헐렁한 드레스입은 아가씨보고 스리사이즈 맞추는 놀이에 불과하단 겁니다.


다들 중국어도 잘하고, 거기 아는 사람도 많을 거고, 다녀온 경험도 많을 건데 참 양꼬치에 고량주만 마시다 온건가..


그 잘난 사람들을 위한 말꼬리  --------------------

1.

그것은 알기 싫다 98회 항인치항편 막판에 중국은 한반도도 잃어버린 영토로 생각한다는 이야기가 나왓는데 그걸 처음 들은 분들이 매우 많을 겁니다만. 30년 전 나온 중국사 책 부록에 중국인들이 1910년대 이후 잃어버렸다고 생각하는 영역에 한반도가 포함되어 있더라구요. 중국역사도 꾸준히 읽은 짐순이도 그게 농담으로 안들리더라. 그게 무슨 의미인지는 돈 많이 버는 놈들이 생각해봐라.

2.

이따금 중국현대사 이야기할 때 나오는, 모택동이 가장 많이 읽은 책, 대장정 중에도 유일하게 들고 간 책이 자본론이나 공산당선언이 아니라 자치통감이라 말하는데, 그냥 가쉽거리 말고 곰곰히 생각하면 그게 왜 소름돋는 일인지 가방끈 매우 긴 당신들이 함 생각해봐.

3. 

2차대전 때 미국애들이 전쟁 중에 과학자들을 애용(?)한 것은 이해가 되는데, 왜 루스 베네딕트 같은 인류학 하는 여성도 불러들였는지 생각해봐라. 외교통상부에서 펴내는 ~@개황 같은 책 말고 말여.. 우리도 이제 그런 접근을 할 수준은 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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