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GM-79의 삼국사기 이야기
이제 역사의 추세는 거시적인 통합이야! 본문
짐순이는 맛이 갔습니다.(쟈브로 병기창에서 점검 결과 기체 자체는 그럭저럭인데 소프트웨어가 과부하로 맛이 갔네요. 진짜 패트레이버 극장판 1을 직기 직전..) 어느 정도냐면 한 달 반에 원고 30매를 나가는 초 느림의 미학을 구가하는 상태입니다. 뭐 이야기할 것이 없나 두리번거리다. 마침 책상 위의 빅히스토리 책이 눈에 들어왔어요. 이거 소개글이나 올려볼까.. 했더니 이미 썼넹! <요기> 또 소개를 하고 싶은데 글 감이 되살아나지 않아 방치플레이중인 책도 있긴 합니다.(야, 책이 왜 침을 흘리고 있냐?)
이번에 2015년 교육과정이 발표되었습니다. 이미 통합 교과를 만든 과학처럼 사회과도 그를 향한 첫 걸음을 내디딘 것인데, 짐순이도 뭐 교육과정 자료를 받아봐야 감이 올 것 같아요. 다만 과학처럼 지구과학, 생물, 물리, 화학, 거기에 정보통신을 교육현장에서 융합하려는 것은 다음 단계에서 노려봐야겠지요. 사회도 크게 일반사회, 지리, 역사로 구분되어지는데 일반사회와 지리는 어느 정도 겹치는데 역사가 좀 큽니다. 사실 하나의 스토리텔링으로 묶기엔 사회가 과학보다 더 빠를 수도 있는데 현시점엔 좀 애매한 면도 많습니다. 그와 별개로 역사교과를 연결하는 흐름은 꾸준히 있어왔습니다. 한국사와 세계사(말이 세계지 유럽과 중국사)로 나누어지던 것이 역사를 둘러싼 동아시아의 환경 변화로 동아시아사 교과가 태어났습니다. 기존의 정치, 전쟁사를 가장한 국가사에 치우쳐있던 것을 벗어나고자 한국문화사가 추진되기도 했지만 어째 성과물이 나오진 않았군요.(요건 좀 아시는 분들의 태클을 환영합니다. 사실 짐순이도 잘 모르는 면이 많아서요)
초판본입니다. 그런데 그 이후에 나온 비상교육 것은 아직 못구했네요..
지역사라도 묶어서 입체적으로 이해하자는 것은 매우 동감합니다. 설령 그것이 동북아의 역사전쟁에서 부랴부랴 만들어진 것이라 해도, 지나치게 한국사에 매몰되어 사건의 인과관계도 없이 떠드는 교육을 지양한다는 점에선 긍정적입니다. 어르신 세대라면 이놈의 국난극복사로만 배우셨을 겁니다. 그런데 왜 '그들'(문득 신채호가 생각난다)은 쳐들어오고 다시 물러났느냐에 대한 이해는 결여되어 있었지요. 그냥 우리가 열심히 싸워 물리쳤다 이거죠. 참 남북한이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이것만은 같이 놉니다.(공자식 표현으로라면 형제니까..-_-;;)
어떤 구도로 전쟁이 일어나고, 또 어떤 상황에서 문화교류가 이루어지는가, 동북아의 각 국가들은 범 대륙적 상황에는 어떤 대응을 하는가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자국사도 보입니다. 수당-고구려전쟁, 나당전쟁도 우리민족만 쳐다봐선 그 전모가 안보입니다. 수양제와 당태종, 그리고 당고종과 측천무후의 시각에서도 봐야합니다. 당시 돌궐과 토번(현재 티벳)의 시각에서도 봐야하고요.
사실 교과서를 보고 ㅇㄹㄱㅈ에 도달한 것은 이 동아시아사가 처음이었어요. 현재엔 문제가 많죠. 지지부진입니다. 일단 가르치는 이들도 분절화에 익숙하지도 않고(그냥 직설적으로 이야기할께요. 이걸 소화하 가르칠 사람도 별로 없었어요) 또, 갑자기 이 책을 공부하게 된 친구들도 대비가 없어 가뜩이나 기피하는 세계사 교과서보다 더 어려운 책이 되었어요. 하지만 이게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의 방향성을 제시한 것만은 높게 쳐줍니다.
유럽의 통합역사교과서 흉내라는 사람들도 있지만 어차피 서유럽 각 국가의 역사가 카롤링거 왕조에서 비롯되었다는 것도 인정한 게 얼마되지 않은 일입니다. 거기는 쉽게 된 것 같죠? 그나마 세계대전 두 번 겪고 사유의 전환이 있고서도 반세기가 걸렸어요.(걔들이 정치 경제 통합만 생각한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이제 시작인데 어케 성과가 뚜렷하게 나오길 바라나. 소개팅 자리에서 내 아를 낳아도라고 지끼는 것도 아니고.
일단 사회교과서의 통합과는 별개로 역사는 통합의 길로 갈 겁니다. 그냥 한 권의 두툼한무식한 병합이 아니라 유기적 연결을 무수히도 추구할 것입니다. 먼저 우리와 가장 가까운 애들부터라도 이해할 수 있게 가야죠. 그리고 전세계적인 추세와 달리 세계사 기피가 뚜렷한 것도 시간투자 대비 성과가 안나오는 무지막지한 암기 지옥의 결과인데 그것 역시 세세한 단어암기보다는 흐름을 중시하는 것으로 나갈 겁니다.
보통 역사교과서라면 학계의 흐름보다 한발 정도 뒤쳐지는 게 정상입니다. 이를테면 북방식 고인돌, 남방식 고인돌이니 하는 것도 실제 학계에선 잘 안썼죠. 탁자식, 기반식(바둑판식), 개석식이라고 1960년대 나온 국립중앙박물관의 고인돌 연구서에 나왔는데 말이죠. 공민왕 때 이성계가 이미 요동 정벌해서 요동성 찍고 온 것은 90년대 교과서에 와서야 실렸지요.(이걸 모르면 왜 위화도 회군했는지 이해할 수 없이 사대주의자로 욕하기 쉽죠. 무주 공산일 때도 못먹은 걸, 명나라가 이미 판깔은 상태에서 쳐들어가라니.. ㅆㅂ..)
한참 전부터 서구학계는 인류의 통합역사도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나타난 게 빅히스토리, 거대사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화여대를 중심으로 그 흐름에 올라탔습니다. 사실 이게 절대적인 것은 아니죠. 이미 세계사를 쓴 미국의 윌리엄 맥닐도 아들 존(아들도 역사학자입니다)과 더불어 네트워크 망에 중심을 둔 세계사를 써보이기도 했죠. 그 전에도 지역에 한정해서 통합의 시도를 한 사람이 꽤 있었죠. 거대사는 그 중 하나의 대안입니다. 이제 우리도 그것을 준비하는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연구가 깊게 축적되고, 또 그것을 교육할 사람과 교육받을 사람들이 준비되는 것에 맞추어 암기로 인해 뚝뚝 끊어진 단절된 사실 나열이 아니라 유기적으로 흘러가는 1980년대 이랬으니 1990년대가 이렇게 전개되고, 그 영향이 2000년대에 어떻게 나타났는가라는 시간축과 또 중국에서는, 일본에서 이러는데 우리나라는 이렇게 대응하고 냉전이 종식되는 분위기에서 북한과 남한은 어떻게 대응하고.. 이런 공간축을 고려한 흐름을 중시하는 역사가 되면 지금보다는 더 유익한 교과목이 될 것 같습니다.
정권의 성향에 따라 좀 휘둘리는 경향이 큰 것도 사실인데, 네, 지금 10여년 째 비틀거리고 있지요. 그런 와중에도 거대한 흐름이라는 것은 또 무시할 수 없죠. 10년 후 쯤에는 이 블로그에서 나불나불했던 이야기들이 고딩들도 아는 내용이 되겠지요. 자세한 것이야 정말 배우고싶다는 놈들이나 배우고 대다수의 학생들은 역사교과에 멀미하지 않는 상황에서 시대와 세상을 보는 눈을 가지는데 도움이 될 정도의 교육을 받는다면 그것도 기다려봄직한 미래가 될 것입니다.
아직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다 하더라도 서점에 가보시면 앞으로의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많은 교양서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좀 힘들어보이기도 하고 앞이 잘 안보이기도 하고, 공부해서 굶어죽는 시대에도 긍정적인 흐름은 나타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역사를 이야기하는 사람을 보면 쏴버리고 싶다는 아이들이 안나오면 그게 성공인거죠.
말꼬리 -----------------------
1.
내용이나 노래도 1이 더 나은데, 정작 짐순이는 극장판 2를 좋아한다는 패트레이버 팬만 이해할 개그. 아! 알고보면 순정남의 짝사랑이 무참히 박살난데 대한 연민이겠군요.(짐순이는 고토팬입니다)
2.
링크를 걸고 '요기'라고 적고나니 오늘 요기 베라가 죽었군요. 야구를 ㅈ도 모르는 짐순이도 아는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라는 명언을 남기셨죠. RIP.. 그런데 우주세기만 봐도 지온놈들이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라 하니 뿔달린 빨간 로리와 하얀 악마가 죽은 후에도 항쟁은 계속 되었다능.(유니콘!) 병약한 짐순이 지온놈들 때려잡는 거 힘들어여. 히잉..
3.
오늘도 본문보다 먼저 다 채운 말꼬리. 너무 길어지니 여기에서 퉁치려한 초등학교 사회교과서 이야긴 나중에..(정말 믿어도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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