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GM-79의 삼국사기 이야기
꼰대의 길은 아랫 것들의 피로 물들어있다. 본문
1차대전 때도 이랬지 싶다. "내 군력 수십년에 이 전투 저 전투 다 찾아가봐도 총맞아 죽는 놈보다 병 걸려 죽은 놈이 더 많아." 선 채로 총을 쏘던 시절에 군에 입대 해, 그 사이 전장식 소총에서 후장식 소총(총알을 총구로 넣는 게 아니라 요즘처럼 총 뒤에서 총알이 삽입되는 구조. 이상한 생각하지마!)으로 바뀌고, 별의 별 무기와 신기술이 들어갔는데도 수십년 전에 사관학교에서 또는 연대학교에서 배운 게 그거다 보니 1차 대전의 현장에서 불과 십여 킬로미터 뒤에서 한가하게 차를 마시며 우아한 명령을 내린 것이다. "제군둘 돌격하라!" 기관총 4정이 1개 사단을 돈좌시킬 수 있다는 보고에도 개의치 않고 "나도 총알 맞아봤어. 별거 없어 色햐!" 이런 말이나 했겠지.
인천상륙작전으로 유명한 맥아더를 봐도 그의 아버지는 남북전쟁의 장군이었고, 웨스트포인터에서 배운 것은 끽해야 보불전쟁이었을 것이다. 그나마도 가장 최신의 전쟁이었음에도 얼마나 정교한 분석이 행해졌을까는 의심스럽다. 그의 첫 전투관련 경력은 러일전쟁의 업저버 무관이었으니 한국전쟁으로부터 50년 못미치는 얘기다.(1차때 사단장) 2차 대전에서 니미츠의 머리를 아프게 할 때부터 인천상륙작전 후 이해할 수 없는 진군경로와 중공군의 등장 정보를 개무시할 때까지 그는 뭐라 그랬을라나. 쩝..
역사의 아이러니? 이런 건 또 뒤에도 이어진다. 1차 때 초급 장교로 뛰고도 살아남은 사람은 또 장군이 되어서 "내가 겨꺼봐서겪어봐서 아는데, 기관총 4정이 1개 알보병 사단의 돌진보다 낫다".. 블라블라.. 이러고 있었다는 것. 한참 전의 우리 조상들은 못된 시어미 아래서 큰 며느리도 또 시어미 되면 똑같이 악독해진다고 한 것이다.
문제는 현실을 보고도 그걸 바꿀 수 없는 초급 장교들과 알보병들이다. 아무리 위에다 대고 이게 아니라고, 상황이 바뀌었다고 이야기해줘도 저 위의 꼰대들이 바꿔주지 않으면 그냥 '서서 죽나 앉아 죽나'.. 이러다 가는 거고. 맘 속이야 그렇게 과거가 좋으면 과거 물건만 갖고 살아보던가.. 이런 말이 목까지 올라오지만 결론은 '서서 죽나 앉아 죽나'.. . 그래서 그 꼰대들의 길에는 붉은 양탄자가 깔려있다.
간만에 보는 명작 "학원 유토피아 마나비스트레이트"의 두 장면, 때리는 긴 머리는 히라노 아야, 때리는 리본 머리는 호리에 유이. 맞는 애는 이노우에 마리나. 안때리는 리본머리는 노나카 아이. 이 성우들의 전성시대? 흑흑흑.. 중요한 건 짐순이 기분은 맞는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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