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RGM-79의 삼국사기 이야기

한국학중앙연구원판 삼국사기 개정판 1권.. 본문

삼국사기학 개론

한국학중앙연구원판 삼국사기 개정판 1권..

짐순 폰 데그레챠프 2012. 5. 12. 20:43

구판은 어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곳에서 만든 책같습니다. 붉은 바탕에 궁서체 글씨 ;;;. 개정본은 표지부터 쵸큼 신경을 썼습니다.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개정판을 준비중이란 소식을 듣고 

작년 이맘때 매우 흥분한 상태였습니다.

학부시절에 삼국사기는 두계 이병도의 교감본으로 공부하다

좀 지나니 정신문화연구원(한국학중앙연구원의 전신)의 삼국사기가 나오더군요.

학부시절의 전반부는 두계본, 후반부는 정문연본과 함께 했습니다.


두계본이 해방직후부터 70년대 후반까지 긴 시간에 걸쳐 정련된 것이라면

정문연본은 80년대부터 90년대까지 한국고대사연구가 폭발적으로 성장한 결실입니다.

둘 다 한국고대사연구에 있어서 획을 그은 소중한 유산이라고 할 수 있는데

원문교감과 역주로 나뉘어진 두계본은 절판되어 지금은 찾아볼 수 없고

(물론 세로조판을 가로조판으로 바꾸고, 원문과 번역을 한데로 모은 버전은 지금도 있습니다)

정문연본 역시 금새 절판이 되어 

대체 요즘 공부하는 애들은 어떤 삼국사기를 보는 걸까 궁금하던 적도 있습니다.

(물론 복사본인 영인본으로 연구자들을 중심으로 판매가 된 적도 있기는 합니다)


올해 초, 정문연본의 개정판이 나왔습니다.

일반 연구서의 개정판이야 뺄 것은 빼고, 새로운 것을 집어넣는 식인데

나온지 천년 다 되어가는 책의 개정판이래야 별 의미도 없겠지싶지만

이 개정판만은 다릅니다.

특히 1권의 오탈자를 잡은 정오표가 종이 한장이 아니라 책 한 권이었거든요.

2권을 살 때 딸려나온 정오표 소책자를 1권에 억지로 붙여서 봤습니다.

2권의 정오표는 매우 얇아지긴 했어요.

나중에 영인본이 나올 때 2권의 오탈자는 수정되었지만 1권의 오류는 수정되지 않았습니다.

(이게 정확성이 요구되는 원문이용에 아주 치명적인 단점이었죠.

두계본의 오류는 딱 하나 발견했는데 그것도 번역에서의 착오)



구판의 인쇄상태입니다. 지금은 2차로 만든 영인본만 옆에 있어서(초판본은 비장중) 활자 인쇄상태가 깨끗한 건 아닙니다.



이 책의 개정판이 주는 의미는 쵸큼 다릅니다.

정말 개정이 되었습니다!!!!!!!!!!!!!

억지로 권말에 합체시킨 정오표를 귀찮게 대조하지 않아도 됩니다.

요즘에야 조선후기에 나온 주자본을 직접 읽기는 하지만

(요 블로그에서 삼국사기 읽을 때 나오는 원문사진이 주자본입니다)

그래도 모두 고본으로 공부할 것도 아니고

원문읽기의 한 기준점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이 나온 것은 매우 기쁜 일이기도 합니다.



안쪽의 활자는 깔끔합니다만.. 한자에 고딕계열은 그닥 어울리지 않습니다. 이게 좀 거슬립니다.


이 책의 장단에 대해서는 따로 이야기할 기회를 갖지요.

덩달아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두계본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싶기도 합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