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GM-79의 삼국사기 이야기
진화는 하나의 방향이 아니다.. 본문
요즘은 아예 접촉도 없으니 잘 모르겠지만
한참 전의 서양사전공자들은 한국사에 대해 기묘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뭐, 관점을 가지고 접근하기 보다는 작은 사항의 사실여부에 목을 매단달까..
이론적인 면이 없다고 할까나.. 그렇게 보더라..
물론 그런 점은 한국사가 취약한 건 사실이었다.
그러나 근대적 학문의 역사가 1945년 해방으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고
또 1980년대까지 식민사학의 잔재를 걷어내는데 온 역량을 기울였다는
역사적 사실을 이해하지 않고서 하는 말을
역사가의 판단이라고 보기 민망스러웠던 것만은 사실이었다.
어떤 결과에 대한 이해도 그 배경에 대한 탐구 없이는 공념불이다.
그런 부심이 특히나 나오는 것은 민족이란 단어를 입에 올릴 때였다.
민족은 근대적인 서구국가가 처음 밟은 것이니만큼
그 이전의 역사에서 함부로 민족이란 표현을 쓰는 것은 옳지 않다..
이런 이야기인데
그렇게 싸우고 싶지는 않아서 애써 종족ethnic group이란 단어를 사용하지만
근대 서구의 민족 개념이 만들어지기 이전에 그러한 집단이 없었느냐.
'제발 공부 좀 해라 19-1!' 속으로만 되뇌이고 있다.
오히려 그러한 개념이 아주 늦게 만들어진 것은 서구 유럽이었던 셈이고
아시아의 동부와 남부에서는 종족 집단이든, 민족이라 부르던 그러한 성격의 집단들이
각자 국가를 세웠던 것은 사실이다.(서부와 북부는 잘 모르니까 요건 넘어가자)
헤겔이 철학이나 여타 학문에서 엄청난 기여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로부터 시작해서 맑스나 엥겔스같은 사람들이
자기들이 겪고 있던 발전단계가 오도독스하고
동양의 것을 이단적인 것으로 치부하는 것은 분명 잘못이 많다.
남들 다 아는 거 뒤늦게 알게 된 어느 뉴비가
다른 사람들(적어도 먼저 안 사람들)을 형편없이 아는 중2병 짓을 한 건데
그 영향은 지금에까지 이른다.
그러나 진화라는 것은, 생물의 진화뿐만 아니라
인간집단의 진화과정이라는 것은 그렇게 단일하게 잡고 볼 것이 아니다.
환경도 다르고 그에 임하는 사람들의 대처 방식도 다양하다.
그들이 손에 쥘 수 있는 것과 무엇을 필요로하고 중요시했냐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수만가지다.
제발 바라는 건 시야를 좁히지 말자다.
자기가 보지 못한 경치라고 거짓이라하지 말자.
언젠가 문학수업에서 자기가 구경하지 못한 것이라고
남의 문학표현을 거짓부렁으로 폄하하는 여성을 본 적이 있다.
자신은 통통 튀는 감각적 문학을 하겠다며
전혀 상반된 경험주의적 접근을 하며 잘난 척을 하더라.
상상력이 빈곤한 시야는 오히려 오만을 낳고
타인을 벌레로 내려다보는 억압을 부추긴다.
시야를 단순한 수치와 정의로 제한하는 것,
그래서 인류가 얻은 역사적 경험이 80년간의 사회주의 실험이다.
출처는 콤프에이스판 마왕용사 1회 중..
눈을 돌리면 보지 못하던 전혀 알지 못하는 세계가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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