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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GM-79의 삼국사기 이야기

산상왕 7년 - 내 아를 낳아도! 본문

삼국사기를 읽어보자!/고구려이야기

산상왕 7년 - 내 아를 낳아도!

짐순 폰 데그레챠프 2013. 2. 5. 13:29

원문 

七年 春三月 王以無子 禱於山川 是月十五夜 夢天謂曰 "吾令汝少后生男勿憂" 王覺語羣臣曰 "夢天語我 諄諄如此 而無少后奈何" 巴素對曰 "天命不可測 王其待之" 秋八月 國相乙巴素卒 國人哭之慟 王以高優婁爲國相


해석

7년(203) 봄 3월, 왕은 아들이 없으므로 산천에 (아들을 낳기를) 빌었다. 이달 15일 밤에 꿈에 하늘이 이르러 말하기를 "나는 너의 소후로 하여금 아들을 낳게 할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하였다. 왕이 일어나 군신들에게 말하기를 "꿈에 하늘이 내게 이와같이 말하였다. 그러나 나에게 소후가 없으니 어찌해야하는가" (을)파소가 대답하여 말하기를 "천명은 가히 헤아릴 수 없습니다. 왕은 그 때를 기다리면 됩니다"라 하였다. 가을 8월에 국상 을파소가 죽어 나라 사람들이 곡하기가 매우 서러웠다. 왕은 고우루로 하여금 국상을 삼았다.


여보시오! 의사양반. 모자이크가 없다니, 모자이크가 없다니. 이게 무슨 말이오~!!!!

산상왕이 왕위에 오른지 7년이 가도록 아이가 없었다 합니다. 형수지만 애정만 있으면 상관 없다더니만.. 문제 있거든요. 왕이 결혼을 하는 이유는 다들 하는 것, 다른 집단과 정치적 관계를 돈독히 하는 것,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한 것.. 여러가지가 있지만 가장 궁극적인 목표는 자식보기 입니다. 어떤 이유에선지 두 사람 사이에서는 아이가 생기지 않습니다. 우선 고국천왕이 씨없는 수박이었다는 혐의는 여기서 벗겨집니다. 남자가 바뀌어도 상황은 똑같거든요. (그럼 범인은 너냣!)


형 고국천왕에게 왕자가 없었기에 산상왕은 왕위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자신도 자식이 안나온다는 것은 왕에게도 큰 위기입니다. 모두들 자기가 숨넘어가기만을 기다리는 알흠다운 상황이 연출되는 것이거든요. 그나마 기다려주는 것은 좋습니다. 더러는 성격급한 사람은 먼저 칼을 뽑기도 합니다. 7년을 기다리나 8년을 기다리나 결과는 같다면서요. 남은 것은 동생 계수, 그리고 죽은 형 발기의 아들이 있습니다. 안심할 수가 없지요. 


그렇다고 전왕과 자기와의 적통성을 이어주는 왕후 우씨에게 자식이 없다는 죄를 떠넘길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자신의 즉위 정당성은 무너지고, 우씨의 집안과 갈라설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그리고 서서히 우씨는 가임기간을 지날 것이고, 여러번 낳아본 여성의 경우 약간 노산도 문제가 적을 것이나 이게 초산이 되어버리면 가능하냐란 의문도 들껍니다. 게다가 예전엔 여성들의 수명이 매우 짧았죠. 우씨의 나이는 정확히 알 수가 없지만 적어도 당시에는 적게 잡아도 40대. 지금 그 나이대에도 미모를 뽑내는 분들도 있지만, 그땐 그렇지 못했죠.


산천에 아들 좀 달라고 기도를 했더니, 꿈에 하늘에서 말하는 것이 소후, 즉 후비(또는 후궁)를 들이면 그 애가 낳도록 해주마..입니다. 그래서 다음날 신하들을 불러놓고 어제 이런저런 꿈을 꾸었는데 어찌하면 좋겠느냐면서 '내는 작은 마누라도 없는데, 우찌 아를 낳아준단 말이고'라는 말을 합니다. 정말 어떻게 할 줄 몰라서 저런 말을 했을까요? 나이도 먹을만큼 먹고 왕노릇도 7년을 한 양반이 애도 아니고 참나.. .


갠적으로는 아직도 왕비에게 약간은 눈치보며 사는 산상왕이

작은 마누라라도 얻어서 아들을 만들고 싶은데

이럴 때 여론이라도 업었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 아닌가 싶습니다.

'나는 왕후, 당신만을 사랑하고 다른 여자들은 돌로 보이는 남자다.

그런데 대를 이을 아들이 없으니 고민이다.

신하들이 이런 상황을 보고 나라를 안정시키기 위해서라도 

작은 마누라를 얻어서라도 왕자를 봐야 한다고 하더라.

아, 릴렉스, 릴렉스, 거 손톱은 집어넣으시고..

나야 당신 밖에 없는데, 아아, 정말이라니까. 나 알잖아. 왜 나를 못믿어!

아, 그러니까 신하들이 그러니 이거...'

뭐 이런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게 우는 소리를 하니 고국천왕대부터 국상의 자리에 있던 을파소가

좀 두고 봅시다라고 합니다.

이게 논의의 중단인지, 그딴 소린 하지도 말라인지,

아니면 조금만 기다리셔면 해결됩니다..인지 우리야 알 길이 없습니다.

그리고는 훌쩍 세상을 떠나버립니다.


일본의 천치천황이 죽었을 때,

신하들을 우리는 옷고름을 다 풀지도 못해 아직 살아가는데

당신은 다 풀어헤치고 이승을 떠났군요..라는 노래를 불렀답니다.

왕은 머리가 아플 지경인데 을파소만 먼저 훌훌 털어버렸습니다.

그렇다면 이 상황은 어떻게 돌파되었을까?(은하크기의 드릴로! 퍽!!)

궁금하시면 삼국사기를 펴보시거나 다음주 화요일까지 기다리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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