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RGM-79의 삼국사기 이야기

전공자와 비전공자의 온도차이, 빅뱅직후 이야기.. 본문

한국고대사이야기/고대사 잡설

전공자와 비전공자의 온도차이, 빅뱅직후 이야기..

짐순 폰 데그레챠프 2013. 2. 26. 06:44

좀, 무거운 이야기고, 어떤 이들에게는 말도 안되는 개드립으로 가득찼으니

반드시 읽어야한다는 마음가짐에서 자유로워질 권리가 있습니다.


몇 번 이야기 했지만 한국의 역사학자들은,

아니 고대사학자들만 한정지어 본다면 학문적 태도는 약간 보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정치적 견해가 아니라 어떤 문제에 대해 접근하는 것이 그렇다는 말이다.

이들은 뭔가를 단정지어서 말하기를 꺼려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대중과 무언가를 같이 한다는 것에 대해서 두려움도 갖고 있다.

이놈의 군사정권 때 암묵적으로 키워온 이른바 재야사학,

좀 더 온건하게 부르자면 유사역사학, 그리고 아주 까놓고 이야기하면 환빠.

특히 이들과 언론, 딱 꼬집어 ㅈㅅ일보라고 하는 자칭 민족정론지가 벌인

80년대의 수난사를 겪고나니 학교 밖은 온통 적들 뿐이더라.

그러니까 후학들에게도 세상은 무섭다. 나가면 돌 맞는다는 인식이 내려온다.

인터냇이라는 매체가 생긴 것은

그 뿌리인 PC통신 이상의 가능성을 잠깐이나마 보여준 건 사실이다.

그러나 차라리 환빠는 일관된 기록으로라도 말하지..란 생각을 할 정도로

그 가능성은 이상하게 꼬여갔다...라고 하고 싶지만 원래부터 엉망이었다.

애시당초 빅뱅의 순간에 인터넷에 처음 둥지를 편 사학도들의 공간도

거의 연예인의 팬사이트로부터 시작했고(그게 수백만년은 갔다)

어느 정도 우주공간이 넓어진 상황에서

전문적으로 팔을 걷고 나선 이도 몇 명에 지나지 않았다.

(이게 라이코스가 욕조에 몸을 담군 아가씨를 물어오기 이전,

넷스케이프가 전세계를 석권하던 그야말로 호랑이 쑥과 마늘먹고 구토하던 시절

미스 다찾니같은 초고대문명의 문화유산까지 거슬러 가야할 이야기다)

지금이야 그냥 깔려있는 설정대로 하면 개나소나 자기의 공간을 가질 수 있지만

그에 앞선 시대에는 자기 집을 만들려면 메모장으로 HTML코드를 짜야했고

아이콘이나 대문, 배너를 포토샾으로 만'질' 줄 알면 최첨단으로 불리던 시절에

극소수의 선구자적인 선생들의 노가다와 무모함 밖에 없던 극소수의 어린 것 뿐이었다.

마치 빅뱅 직후 1억년 에 빛나는 별 몇 개가 우주공간에 빛을 발하는 단계였다.

PC통신은 좀 활발했지만 의외로 그게 인터넷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그때 그 시절의 전사들 중 지금도 활동하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그때는 마치 이 바닥의 실리콘벨리라고 불리던 1세대들이 벌써 은퇴를 앞두고 있다.

아직 겁에 질린 상태에서 뭔가 나서기 전에 이미 상황은 바뀌어

적당히 민족의 영광을 이야기하거나

어디서 긁은 것같은(차라리 제대로 긁기라도 했으면.. SShang Dynasty!!),

또는 개연성 따윈 밥말아 먹은 드라마 해설하는 사이트에 밀렸다.

그게 현재 인터넷 판의 모든 면을 이야기한다고 할 수는 없지만

사람들이 잘 모르는 극히 소소한 국면의 실상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역사연구자들이 상아탑에 갇혀 안주하느라

대중과 호흡하지 못한다고 비난을 한다.

어떤 부분은 맞다.

요즘의 인문학연구자들도 이공계처럼 나랏돈 먹어가며 공부하는 환경이다.

그러니 국민의 세금을 몇 푼이라도 먹었으니 토해내야하는 의무도 있는지도 모른다.

오늘, 주말에 산 3T짜리 하드를 포맷하고, 약간 맛이 간 기존 하드의 데이터를 옮기며

그것은 알기 싫다의 지난방송을 다시 듣자니 그런 이야기가 나온다.

그들은 이공계에 대한 이야기를 했지만 어느 정도는 우리에게도 해당이 되는 이야기다.

(갠적으로 그것은 알기 싫다에서 물뚝 그 양반이 빛난 게

자기계발서 부분의 마지막과 두개의 갑 중 학자들의 연구대중화문제였다)


그런데 그게 참 어렵기도 한 것이

우선은 연구자들끼리라면 압축적인 언어를 사용해도 다 알아먹을 말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게 설명하자면 한 문장도

때에 때라서는 한 단원이 되어버리는 경우가 된다.

지금 열 몇 편째 쓰는 산상왕-동천왕 이야기도 그렇게 길게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사람들은 쉽게 쓰는 것과 쉽게 읽히는 것은 혼동하는데

사실 쉽게 읽힐 글을 쓰는 것이 머리에 과부하가 더 걸린다.

이해가 안된다면 컴퓨터를 하나도 모르는 나이많은 어른에게

컴퓨터 가르친다고 생각해봐라.

딱, 거기서 두배 정도의 과부하가 걸린다고 보면 된다.

한때는 연구에 필요한 번역조차도 연구성과로 인정하지 않던 나라에서

하루 24시간 밖에 되지 않는 시간을 쪼개어

그것도 결코 날로 먹기는 커녕 보드와 글픽카드,

더 나아가서 파워까지 풀로 돌리는 작업을 하라고 강요할 수는 없지 않은가.

거기에 자기계발서만 줄창 사대는 나라에서

인문계열의 책은 전혀 팔리지 않는 세상에서 그걸 내놓으라고 요구하는 것이나

전혀 사지도 않을 거면서 IT게시판 같은데서 투덜거리는 애들이나 마찬가지지.

(이렇게 이야기하면 니덜이 안내놓으니 이렇잖아..란 태클이 들어오겠지만

맨날 뭐만 되면 산다는 녀석들 중 그거 충족될 때 사는 놈 못봤다.

실제 시장에서 전혀 팔리지 않은 물건도 게시판만 들어오면 다 그 유저지...

묘하게 역사판이 지긋지긋해 IT쪽을 기웃거렸더니

여기나 거기나 다 사람사는 세상이더라. SShang Dynasty!!)

지금은 전공하는 애들도 책 왜사냐고 묻는 걸 봐야하는 시절에

너무 과한 것을 바란 것인가...

(입문서를 추천해주니 도서관에서 본다길래.. -_-;;;;)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실 가장 하고싶었던 이야기가 남았다.

사실 연구자는 대중활동이 아니라 연구 자체가 가장 중요한 임무라는 거다.

그 어떤 것도 학자로서의 연구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아무리 공부를 해도 모르겠고, 자꾸 봐야할 것은 늘어나는 게 학자들의 연구다.



말꼬리 -------------------------------------

1.

물론 개인적으로 민족 정론지는 한국논단이라고 주장한다.

아.. 괴벨스가 읽었다간 코웃음을 치겠지만.. -_-;;;

개인적으로 인정하는 이유는 아무리 볍진이래도

얘들은 일관성이라도 있잖아!!!

(논지가 아닌 삶의 태도 자체가 큐베의 한 길이지만.. .

짐순이는 의외로 일관성에 높은 점수를 준다. 그게 아무리 얼빠진 것일지라도..)


2.

연구자에게 있어서 가장 마지막의 가치마저 깨버린

황우석이 개객기인 것은 사실이고 그 놈에게서 2억을 받아먹은 놈도 나쁜 놈이지만

그게 사실은 나눠먹기가 아니라

애초에 연구비를 타기 힘든 소위 비인기종목같은 곳에 연구비를 떼어주는

간접비라는 일종의 재분배 시책을 악용한 거라고

이야기 해주는 놈이 하나 없다는 사실에 우울.

이거 말하면 두둔하는 거라고 욕할 놈이 더 많을 거란 사실에 급우울.


3.

짐순이는 잠도 안자고 왜 이렇게 넋두리나 늘어놓는 것일까나, 까나, 까나리 액젖..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