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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GM-79의 삼국사기 이야기

동아시아사,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의 배경 본문

역사이야기/역사잡설

동아시아사,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의 배경

짐순 폰 데그레챠프 2013. 3. 29. 10:45

이런 책도 나왔지만 정말 쉽지 않아요.. . 출처는 동북아역사재단



이 블로그를 찾아주시던 분들이시라면 

짐순이는 동아시아라는 학문분과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아실 겁니다.

저어기~ 북쪽의 어느 나라처럼 독자적, 우리 고유를 외치는 나라를 제외하곤

사실 완전 독자라는 것은 없습니다.

서서히, 아니면 급속히 서로에게 영향을 줍니다.

태양계의 각 행성들은 그저 태양에 끌려다니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태양을 흔들기도 하지요.

절대적으로 일방적인 관계라는 것은 없습니다.

하다못해 작은 돌덩이라도 자기가 가진 질량의 정도는 태양에게 영향을 줍니다.

하물며 국가와 국가, 민족과 민족, 사회와 사회도 그런 힘의 균형은 존재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우리의 역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웃의 역사도 잘 알아야 하는 겁니다.

우리가 가진 부분을 건너편의 나라가 가지고 있을 수도 있고

자칫 '우리 우월주의'에 빠지지 않을 잣대를 가질 수 있게 되는 거지요.

새로운 교과과정에 따라 동아시아사라는 과목이 생겨났습니다만

실상은 갈 길이 멉니다.


우선은 동북아역사재단에서 수년간 교사연수를 실시하기도 했지만

애시당초 그것을 가르쳐야할 교사진들이 그것을 얼마나 소화하느냐가 의문입니다.

이 말은 교사들이 무능하다 유능하다의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

그들도 1국사의 관점에서만 역사를 배워왔기 때문입니다.

한국사를 하면서 중국사를 본다, 일본사를 하면서 한국사를 본다..

이거 어느 정도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어느 정도 독서량은 있겠지만

읽는 것과 가르치는 것은 별갭니다.

10개를 가르칠 때 머리속엔 100이 있어야 그 10이 살아납니다.

아무래도 한국의 역사교육이 매우 단순한 구조로 진행된만큼

현장은 그만큼 죽어나갈 겁니다.


또 다른 문제는 학생입니다.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교육이라면 독서의 비중이 높아야 합니다.

우리나라에선 사교육기관이 자기주도학습을 널리 떠들지만

실은 사교육이 타자주입학습인걸요... 

(아아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 쩝)

특히 사회과목은 국영수에 비해 비중이 낮은데 

수업 당 정보량은 가장 많을 겁니다.

그래서 평소에 독서로 인한 정보축적이 충분하지 않고

시험공부에 들이는 시간에 난이도나 배점에서

국영수보다 경제성이 떨어지는 관계로

특히 역사쪽은 기피대상이 되지요.

(일부에선 수업시수와 수업분량을 맞추지 못해 프린트 암기를 시키니

더더욱 재미 있을리가요..

그것에 짜증난 아이들 중 극히 일부는 역사학 과목에 대한 원한을 품고,

그것의 배후를 역사학자와 교사들로 지정하곤 일베/환빠의 바다에 투신하기도 하지요)

사실 충분한 독서와 자기주도적인 학습이 배어있다면

교과서 정도는 천원돌파할 텐데

지금 학생들에게 그걸 요구하는 건 다 어른들의 욕심입니다.

(애들 몰아붙이고는 잘났다는 부모님들,

늬덜 교과서는 얘들 교과서에 비하면 열라 쉬웠거덩!!!!!!!!!!!!!!!!!!!!!!!!!!!!!!!!!!!!!!!!!!!!!!!!!!!!!!!!!!!!!)


이런 상황에서 국사, 세계사조차 기피대상이 되는 상황에서

동아시아사의 출범이라는 것은

한편으로는 감격의 눈물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현장의 어려움이 느껴집니다.

실제 학원가에서는 누가 이걸 선택하겠느냐라는 의문도 나오고

또, 8종 가까이 나오는 교과서시장에 이 교과는 단 두 종만 선보였습니다.

참고서류도 올해에 와서야 더 출시되네요.

중,고교의 과학교과서는 이미 통합, 

그러니까 물리, 생물, 지학, 화학이 융합되는 길로 나아갔고

곧 사회교과서도 그런 방향으로 나아갑니다.

역사분과도 그런 흐름에 맞추고 

현안이 된 동북아 역사논쟁에 대응한다는 방향으로 이에 동참하는 추셉니다.

이런 높으신 분들의 시각 자체는 그 전과 비교해서 고맙기 그지 없는데

실제 사투가 벌어질 아랫쪽 공기는 그렇지 못하다는 게 문젭니다.

그놈의 대학, 내신 전쟁이 수십년간 치열하게 벌어지는 중이라

정작 그들은 높으신 분들의 배려가 더 버거울지도 모릅니다.

이건 한국사회의 교육문제에서 가장 깊이 박힌 근분문제의 가지쳐 나온 문제라

기획의도가 얼마나 잘 스며들까에 대해서는 

솔직히 절망적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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