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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GM-79의 삼국사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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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이야기/역사잡설

차라리, 내가 건담이다..라고 말해

짐순 폰 데그레챠프 2013. 4. 10. 23:53

언젠가 경춘선 복선을 깐다고(지금 춘천 가는 기찻길이 그거다)

이래저래 노선을 정하고 혹시나 있을지 모를 유적을 조사하다가

하필이면 가평역의 예정지에서 낙랑 고분이 나와버렸다.

대성리역에선 뭐가 나왔더라.. 거기서도 대박이 나왔는데..


중국청동기전집 1(하상편), 출처는 이 걸 주신 분이 안주셨다...


그래도 인근지역에 거주한지라 현장을 공개한 날에 쫄랑쫄랑 따라갔는데

사실 토기는 그닥 관심이 없고(솔직히 말하자면 무지 싫어한다)

중국제인지 면허생산품인지 모를(그냥 비유니 굳이 따지지 말자..)

무기들이 나와 ㅎㅇㅎㅇ 하고 있었는데

어느 분이 그 중 하나를 과戈라고 이야기하실 때 조금 놀랬었다.

왜냐하면 그건 극戟이라고 부르는 거거덩.


같은 전집의 12권 진한편의 극을 든 기마병


무기나 전쟁에 대해 관심이 많지만

(트로츠키가 어린 것이 참 싹수있다고 칭찬을 하겠구나..)

사실 세세한 것은 잘 알지도 못하고

현대 무기만큼이나 과거의 무기들도 매우 세분화되어 있다.

창만해도 과나 극, 모, 창, 당파 등등 두자리 수는 될테다.

그 창의 세부 부품도 경이나 병이냐.. 

그런 사전만으로는 절대 알 수 없는 용어들이 있고.. 아, 머리 아파!

그런 거에 약하긴 한데 적어도 과와 극은 구분하는 

어린 것은 그 분의 발언에 상당히 당황해할 정도였다.

어, 어르신, 소녀가 이걸 과라고 하면 맴매해주셔야할 분이시자나욧!


가평에서 나온 것과 유사한 극, 극은 이렇게 쓴다는 그림. 출처는 국립중앙박물관의 낙랑 도록


그렇다고 짐순이가 그 분을 이긴다 어쩐다 잘난척하려는 건 아니다.

(애시당초 빅잠 앞에 선 가냘프고 연약한 짐순이일뿐!!!!!!!!!!!!!!!!!!)

가끔 관점이 다른 것일 수도 있고(그런 걸 학설, 학문적 견해차이 등으로 이야기 한다)

또는 정말 실수를 할 때가 있다.(이런 걸 그 날 귀신이 씌였다고 하지)

그런 게 나오면 어떤 사람들은 한국의 전문가들이란 다 이 따위군,

내가 해도 쟤들보단 잘하겠다..(주로 이런 사람이 연장자일 확률은..)

이런 식으로 폄하를 하고

여기저기에 ‘걔들 별거 없어요. 그저 목에 힘주는 개객기들일 뿐이죠’..란 문장을 남긴다.

요즘 정말 이런 분들 많이 본다.

학부 시절에 수업 몇 개 들었다는 분이 

그 주제로 박사따고 강의도 하는 분을 향해 ‘내가 전문가다’라는 현장에 있기도 했다.

(차라리 내가 건담이다라고 해!!!!!!!!!)


아직 전문가가 되어보지 못한 짐순이는 때론 그들이 부럽다.

인터넷 검색 몇 꼭지 해보고, 

글도 한 두 편 읽어보고(간혹가다 그중에 1명, 이런 성/실/한 사람도 있다!),

또는 그런 일에 종사하는 사람을 먼발치에서 보거나

그 과정 중에 있는 사람들과 대화 해본 게 전부이기도 하다.

누구는 이해도 안되는 책 억지로 읽어가며 공부하는데

이 얼마나 간편하고 효율적인 방법이여.

편의점 도시락이나 3분 짜장 같은 훌륭한 문명의 혜택이 아닌가.


뭐, 로즈장학금 탄 놈 하나가 책을 읽는 건 진부하고

모든 것을 인터넷을 통해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하더라.

공부에는 왕도가 없다던 유클리드가 땅을 칠까,

오호 그런 좋은 방법이 있다고 박수를 칠까


말꼬리 --------

전쟁에 대한 금언 중 가장 좋아하는 말은

‘당신은 전쟁에 관심이 없을지 몰라도 전쟁은 당신에게 관심이 있다’(트로츠키)

그 말만 좋아하지 한국에서 그의 잔당을 표방하는 이들에 대해선 관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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