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RGM-79의 삼국사기 이야기

가끔 기록이 거짓말을 할 때, 사람이 거짓말을 할 때..2 본문

삼국사기학 개론

가끔 기록이 거짓말을 할 때, 사람이 거짓말을 할 때..2

짐순 폰 데그레챠프 2013. 7. 26. 00:00

간혹가다 진영논리같은 정치적 입장이나 개인적 문제를 떠나서

사람이 어떻게 하다보니 왜곡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류시화씨가 번역하여 많이들 알려진 워싱턴 추장의 편지가 있지요.

백인들의 서부 개척을 통해 인디언들의 생활이 무너지고(이미 저항은 끝난 상탭니다)

자연을 파괴하는 상황을 보고서 위싱턴의 대추장에게 보낸 편지로 알려져 있지요.

환경문제를 다루는 어린이 책에도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하는 글입니다.

그러나 이 글은 1970년대 말인가 어떤 방송작가가 환경문제 방송을 만들며 지어낸 글이었지요.

처음에는 매우 좋은 의도로 지은 글입니다.

그러나 이 글이 사료로서의 가치까지 가지고 사람들이 숭배하게 되자

원작자가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했지만

환경운동가들은 좋은 일에 쓰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천조국에도 패션진보 나부랭이들이!!!!!!)

아직도 그 편지를 썼을 것이라고 생각되어지는 시점에

들어오지 않은 기차와 이미 씨가 말린 버팔로의 남획에 걱정하는 글은

바다 건너에서도 진지하게 읽혀집니다.


고산자 김정호가 매우 어렵게 고생하여 대동여지도를 만들었더니

대원군이 국가 기밀이라고 불을 태웠고

그는 감옥에서 죽었다는 전설은 아직도 널리 널리 회자되고 있습니다.

혹여 그것이 아님을 알고 있는 사람도 

일본이 한국문화를 낮추기 위해 날조한 거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괴담의 최초 유포자는 육당 최남선 입니다.

(이 양반 백두산 기행문 보면 좀 약파는 느낌도 났죠.. -_-;;)

여기저기서 역사 강연을 하고 다니며 그 이야기를 했고

나중에는 당시 소학교 교과서에도 실리게 되었지요.

그렇다면 대동여지도는 어떻게 만든 걸까요?


고산자가 매우 끙끙대며 만든 것은 맞습니다.

그 매우 정밀함은 어느 정도 실사 조사를 거쳐야 나오는 것도 맞습니다.

그러나 그가 혼자서 백두산을 일곱번이나 오르내리며 그렸다는 건

최남선의 창작입니다.

우선 조선 후기의 지리학은 꽤나 정교하게 발전했습니다.

대동여지도만큼의 굇수급은 아니지만 꽤나 정밀한 지도가 만들어지고 있었고

90년대 초반 전국적으로 "@#군/시의 역사와 유적"같은 책이 만들어지던 것처럼

각 기관의 읍지, 또는 재지 양반들에 의한 사찬 지리서 등

조선 후기, 지방에서도 독자적인 지리정보를 구축하고 있었습니다.

정상기같은 사람의 동국지도같은 것은 대동여지도의 아버지뻘 됩니다.

고산자가 #빼지는 노력을 하며 돌아다닌 것이 아니라

(물론 가볼만한 여력이 있으면 조사는 나갔겠죠. 

적어도 청구도같은 지도도 만들었으니까요)

당시의 지리적 정보를 집대성한 것이라고 봐야합니다.

김정호의 뒤에서 최한기같은 지리학에 해박한 실학자도 도왔고

강화도 조약 때 조선의 대표로 나선 

신헌같은 이들이 많은 자료를 이용할 수 있게 도왔습니다.

그의 헌신적인 노력도 있었지만 

이전에 많은 이들이 기본 정보를 구축해 놓았기에 가능한 겁니다.


백두산요?

3천미터도 안되는 산에 올라가 다 내려다 보일 정도로 한반도가 좁습니까?

아니면 김정호가 오를 때만 해도 한 100KM 이상의 높이로 솟았었나 보죠?

인공위성 궤도 정도의 시야를 확보할 수 있게?

차라리 김정호를 사이보그 003이나 아이언맨이라고 부르죠. 차라리..

(그런데 003은 여자. 정말 고자가 되실 정도로 열심히 만드셔ㅆ...탕!)


어느 순간 저명한 양반이 저도 모르게 흥에 겨워 떠든 이야기가 

어느새 역사적 사실로 둔갑하지요.


말꼬리 -----------------------

쓰다보니 이거 한편 이 아니라 두 편으로 나눠도 되는 건데..하는 생각이 들던 차에

3을 쓰고 있네요.

가뜩이나 더운데 글도 안나와 죽겠구먼..(이라고 쓰고 실은 귀찮아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사실 언젠가 쓰려고 아껴둔 3은(원래 독자적인 글감이었죠)

좀 있다가 선보입니다.

고랭지도 아니고 한랭지 모델이 이 여름 겪는 거 무지 힘들어여.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