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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GM-79의 삼국사기 이야기

아, 다시 고대사회의 경제에 대해 생각해 볼 때.. 본문

한국고대사이야기/고대사 잡설

아, 다시 고대사회의 경제에 대해 생각해 볼 때..

짐순 폰 데그레챠프 2013. 8. 7. 00:00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는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깁니다.

누구보고 이래라 저래라가 아니라 

짐순이 스스로에게 일해라 절해라 하는 이야깁니다.


지난 달에 한국고대사학회의 교역사에 대한 세미나가 있었습니다.

마침 시간도 남고 해서(돈도 남아돌았으면 얼마나 좋았겠습니까)

한 구석자리 점거하고 앉아 듣는데

솔직히 잘 이해가 가진 않았습니다.

아시다시피 짐순이의 대갈통엔 응가, 아니 정치만 들어차서

대외관계는 오로지 클라우제비츠와 마키아벨리에 경도된 셈이라

(그렇다고 너는 클라우제비츠나 이태리 마선생을 아느냐고 묻는다면

체중을 물어보는 것 이상으로 맛깔난 욕을 냠냠 드실수도..)

국내 정치의 연장선, 그리고 전쟁.

이게 19살 가시내의 머리 속을 가득채운 전붑니다.

일본을 오가며, 동아시아라는 틀에서 보려고 노력하지만

뭐든 생각하자마자 자동으로 전압이 변하는 마법의 약은 없습니다.

책을 읽고 1~2년쯤 지나서 그제야 알아듣겠다고 끄덕이는 

조류 두뇌로는 더더욱 한계가 있죠.

(기껏 깨달아놓고 다음 해가 오기 전에 잊는다는 건 비.밀.~☆)

사실은 엄청난 닭대가리가 쓰는 글을 읽고 계신 겁니다. 흠.좀.무..

(글구 생각해보니 19살짜리가 평생 공부한 분들 얘길 다 알아먹으면

그게 더 이상한 거죠..)


경제사를 다룬 책을 펴봐도 농업에 대한 이야기만 나옵니다.

농업사 책을 이해하기 위해 농업박물관에 가서

마침 구경온 초딩, 유딩들과 더불어 노트에 끄적거려보기도 한 짐순이에게

농업이라는 거대한 산업구조를 이해한다는 건 무리~!

그렇게 적고도 전혀 머리 속에 집어놓지도 못하고

심지어는 아직 이랑과 고랑이 뭔지.. 구분못하는 바보라..


뭔가 이해해보고 싶어서 고대사회의 유통체계에 대한 연구서를 집어들었습니다.

사실 이걸 손에 넣은 건 꽤 오래전인데

도저히 이해할 자신이 없어서 방치해놓은 것이었는데

이제야 읽을 용기가 났습니다.

그런데 맨 처음 책의 첫 부분부터 머리를 깨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자꾸 전근대의 경제를 농업경제에 맞춰 보려는 경향이 있죠.

사실 조선시대만 해도 농업이 가장 중요한 산업이기도 하고

인구분포도 농업경제 종사자가 가장 많기는 하죠.

그러나 고대에도 그것이 절대적 주류였냐고 저자는 의문을 던지더군요.

사실 조선시대의 농업생산력을 생각해도 답이 안나오는데

그보다 천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그게 더 잘나올리 없다는 거죠.

더욱이 모내기법은 커녕 

마른 밭에 벼를 심는 농법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지요.

그러니 농사만으로는 인구를 부양하기 힘들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여기에 구석기 시대 이래로 지속된 채집,

그리고 수렵과 어로행위도 매우 큰 비중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란 말에

그 뒤에 읽기 시작한 본론 이상으로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주었습니다.

이 문제는 흔히들 인터넷에서 떠드는 고구려 수렵민족설과는 다릅니다.

농사를 지으면 농경민족이고 안지으면 수렵민족이라는 단순한 이분법이 아니에요.

어쩌면 농경의 부족함을 채우는 형태의 복합적인 경제를 염두에 두어야하죠.

요즘 관심을 가지고 있는 교역 문제도 

칼 폴라니부터 시작해야하는 건 아닐까 싶기도 하군요.

뭐, 해야할 게 이리도 많아??


지난 달엔가 고대사 수업에 대한 강의안을 올려보며

솔직히 제일 작업에 어려움을 느낀 것이 이 경제에 대한 부분인데

(사상사는 아주 깔끔하게 평택시 안중읍 이남으로  날려버린 상태)

그나마도 어렴풋이 알고 있던 지식들을 아주 쟁기질할 때가 온 것 같군요.

어떻게 읽으면 읽을 수록 더 모르겠고,

점점 자신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게 줄어들고

또 읽어야할 책이 늘어갑니다.

아마 89살 묵어도 여전히 이러고 있을 지도 모르겠군요.


말꼬리 --------------

자우림의 머리 속에는 뱃 속을 먹는 벌레가 살고

짐순이의 머리 속에는 지식을 포맷하는 지우개가 삽니다. -_-;;


그래서 말이지만 내가 지우갠지, 지우개가 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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