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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GM-79의 삼국사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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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라면.. 이 책!(임창순, 당시정해)

짐순 폰 데그레챠프 2013. 9. 20. 21:33

언젠가 짐순이의 가방에는 생뚱맞은 책 하나가 

마치 종교 경전처럼 어디든 따라다녔습니다.

그건 나름 많이 따라다녔다는 삼국사기 주자본 영인본도 넘보지 못했고,

모든 걸 다 합쳐야 노트북 정도가 좀 비벼볼만한 위치였습니다.


그래24 없으면 책 리뷰도 못쓰는 연약한 짐순이!!


임창순 선생님의 당시정해(소나무, 초판 1999)

이 책이 나오기 전에도 당시 번역집은 많이 있었고,

이 책 이후로도 많이 나왔습니다.

아마 이 책이 그리 주목받지 않았지만 번역의 질을 따지자면

이 책을 뛰어 넘을 책은 그리 많이 나오지 않을 겁니다.

많이 알려지고 읽히는 당시 이백여수를 모아 번역을 하고 해설을 했는데,

이 책을 굳이 권하는 이유는

한국에서 가장 빡세게 한문을 교육시키는 기관의 창립자이자

(태동고전연구소라 하여 거기선 사서삼경을 '암기'합니다.

이 바닥에서 거기 나왔다 하면 

'한문 zo島 모르는 놈'이란 욕을 먹을 일이 없습니다)

마지막 한학자의 한 분인 임창순 선생님의 번역이란 것입니다.

아무래도 한학교육이 끊긴 이후 세대들은

한문을 문화가 아니라 외국어로 대하는 것이 배어 있습니다.

좀 쉽게 말하자면 기계적이랄까..

이 땅에서 한문 번역에 있어 가장 많은 공덕을 쌓으신

김원중 선생님의 번역이 가장 대표적이죠.

그 분의 당시 번역과 임창순 선생님의 당시 번역을 대조해보면

아무리 한문이 쥐약인 짐순이가 읽어도 

그 뉘앙스를 살리는 것의 차이를 느낍니다.

임창순 선생님 책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김원중 선생님 디스한 것처럼 되어버렸는데

(다시 말하자면 김원중 선생님의 번역은 존중 받아야 합니다..)

어쩌면 한문을 자기의 언어처럼 소유한 세대의 마지막 유산이랄까요.

그렇다고 고루한 말투로 독자를 괴롭하진 않습니다.

요즘 세대던, 지난 세대던 고수들의 글은 평이함이란 무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아! 서양 철학자들은 빼고요;;;)

한시나 고전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

(관심 없는 분들은 소녀시대가 한시 방송을 하지 않는 한..)

좋은 책이라 생각됩니다.

다행히 맨 처음 나온 것과 달리

지난 세기 말엽에 나온 이 책은 아직 판매 중입니다.

(이 책은 이미 1956년에 한 번 출판되었지만 바로 절판되었었다는군요)


말꼬리 -------------

1.

만약 중고 서점에서 이 책을 발견하시는 분께서는

원 구매자가 그걸로 자위행위라도 한 흔적이 남아있지 않는 한

냉큼 질러버리세요.

위의 책만큼이나 좋은 당시선입니다.



2.

개인적으로 당시정해에 가진 아쉬움은

두보의 높은 곳에 올라登高, 석호의 관리石壕吏 이게 없더군요.

짐순이가 좋아하는 당십니다.(외우진 못해도)


3.

이와는 별도로 김원중 선생님의 당시감상대관(까치)이 재판되어 나왔으면 합니다.

그 번역의 아쉬움과는 별도로 매우 가치있는 책이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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