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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GM-79의 삼국사기 이야기

아차산성은 아단성이 아닌가? 본문

한국고대사이야기/사건과 진실

아차산성은 아단성이 아닌가?

짐순 폰 데그레챠프 2013. 9. 21. 17:18


뭘 뒤지다보니 하나 걸리는 글이 있더군요.

온달이 어디에서 죽었느냐에 대해서

서울시 광진구와 충북 단양군의 의견이 매우 다릅니다.

지자체에서 고구려 걸고 넘어지는 역사는 꽤 되었지요.

언젠가 화제가 되었던 고구려유겐트 사건은 

그런 분위기의 가장 극단적인 표출이었습니다.

지자체 출범 이후 내고장 현창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다 보니

내 고장의 역사적 인물을 부각해서 관광명소로 만들겠다는

각 지자체의 뻘짓이 텍사스 벌판의 버팔로가 몰려오듯.. 그랬습니다.

그나마 요즘은 역사인물을 통한 관광상품 유행이 지났지요.

뭐 그런 역사인물 현창사업에서 가장 성공한 것이 단양군입니다.

단양에서 벌이는 온달문화축제는 자리를 잡은 극소수의 성공작입니다. 

(뭐 단양군의 사업은 그 역사적 여부를 떠나 

순수 지방 축제라는 면에서 모범적으로 진행되었다고 봐야죠)

오히려 서울 광진구의 온달 우려먹기는 좀 늦었습니다.

뭐, 온달 아니래도 팔아먹을 건 넘쳐나거든요.

(백제 470년, 조선 500년, 근현대 100년의 위엄!)


이 분의 역사관광문화상품에 대한 우려에는 어느 정도 동의합니다.

아무래도 현재의 욕망이 바탕에 깔리다보면

역사적 사실은 개나 줄 뭔가가 됩니다.

(그러나 그게 오래 남으면 역사로 둔갑하지요.

조선 후기에도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건 또 역사 사료가 되었습니다)


이 글의 문제를 지적하자면

첫째, 아차산설이 통설이라 했는데 요즘 활동중인 학자들 모아놓으면

오히려 충북 단양군 영춘면의 온달산성 설이 더 셀껄요.

적어도 최근 논문들, 이 부분 연구자들은 아차산설을 잘 밀지 않습니다.

짐순이의 생각에는 오래된 책을 보셨거니 싶군요.

둘째, 왕조시대 피휘법에 대한 무지.

조선 건국 이전에 아차산/아차산성이란 지명은 없는 걸로 압니다.

조선 건국 이전엔 뭐였느냐 아단성이죠.

이성계가 건국하고 왕위에 오르며 자신의 이름을 단旦으로 바꿉니다.

그런데 왕명을 함부로 쓸 수 없다는 문제가 있지요.

조선시대 왕들은 친절하게 문자생활에 무리가 없도록

일부러 잘 안쓰는 한자를 씁니다.

이를테면 삼국유사에 문무왕 기록의 원문에는 문호왕으로 기술되어 있습니다.

고려 2대 혜종의 이름이 무武였거든요.

무와 발음이 같은 한자를 넣거나 뜻이 비슷한 한자로 대신해서 고치는데

삼국유사에서는 뜻이 통하는 호虎로 바꿉니다.

견강부회가 아니라 피휘법에 따른 지명 개변입니다.


그리고 을아단현이라는 던어를 근거로 하셨는데

을이라는 한자가 접두어란 생각은 안하셨을까요?

기왕 보셨다면 광개토왕비문에 아단성이라는 지명이 나오는 것도 보셨을텐데요.

충주의 옛지명이 국원성이라 해서 

거기가 유리왕이 천도한 국내성은 아니잖아요.

(고구려 말에서 내內, 원原, 양壤, 천川이 붙는 지명은 같은 말입니다)

과거 지명은 이리저리 옮겨지고 복사도 되어요.

뉴욕의 원 이름은 뉴암스테르담이었고,

루이지애나주의 뉴올리언즈는 오를레앙 지명의 전사입니다.

부산 동래가 산동성의 그 동래가아니잖아요.

을아단이라 하면 아단이란 지명이 또 있다는 겁니다.

(갑아단은 어디냐고 묻지마여.. 짐순이가 며느리가 되어도 몰라여..)


그 다음 문제, 실제 온달산성은 하천 남단에 위치하여 

강건너 북쪽을 바라보는 곳에 위치합니다.

강줄기가 남쪽으로 심하게 부구러지고

도하 위치가 몇 안되는데

온달산성은 바로 그 위치에 자리하고 있어요.

이건 누가 보나 신라군의 기관총좌..죠.

그리고 축조 양식도 신라식이구요.

사실 온달산성의 위치는 온달이 여기 왔냐와는 어차피 관련이 없습니다.

어차피 북쪽의 공격자가 공격해야하는 위치거든요.

그런데 그걸 고구려 성이라 한다니.. 음..


넷째, 당시 국경선의 상황을 생각한다면,

그리고 551년 고구려가 한강유역을 빼앗긴지 

반세기 후에나 반격이 시작된다는 걸 생각하면

고구려의 공격지점이 단양군 영춘면일 가능성은 매우 낮아집니다.

실제 고구려와 멸망기까지 주된 전선은 한강과 임진강선이었으니까요.

무슨 김신조 특공대도 아니고 왕의 사위가 된 사람이

특공대 조직해서 오는 짬도 아니고요.

가끔 단양군 영춘면설을 미는 분들이

영서지역 횡단을 이야기하는데

(평강-철원-화천-춘천-홍천-횡성-원주-제천..)

지금 고속도로 뚫리기 전 그나마 만든 도로도 얼마나 빡빡했는데

(멀미 안하는 짐순이가 전날 식사 뭐했던가를 알아보는

유일한 도로가 정선가는 길이었어요.

오라방, 잠시 세워줘.. 우@우@우@~~~)

과거에 거길 최소 3천 이상의 병력이 주위 견제를 뚫고 진격한다라..

고구려군이 무슨 공수부대나 1940년의 독일 기갑사단인줄 아나 봅니다.


현재의 이익을 위해 역사를 이용하는 건 반댑니다.

짐순이도 광진구 아차산성 설을 안믿기 시작했지만

그래도 단양보단 서울이 더 맞아 떨어지는 게 많습니다.


말꼬리 -------------------

그런데 최근 글이 전부 디스글이로군요.

이러다 투팍이나 비기의 자리도 노려볼 기세..

(짐순양, 그건 매우 위험한 얘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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