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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GM-79의 삼국사기 이야기

한 시대가 저물어간다.. 본문

역사이야기/역사잡설

한 시대가 저물어간다..

짐순 폰 데그레챠프 2013. 11. 28. 21:07

출처는 사진의 1시방향에.. 예전에 원작자에게 허락받았던 것. 저 튼실한 궁디가 롯데의 것이라니.. .


지금은 NC팬이지만 짐순이는 모태'베어스'팬이었지 말입니다.

뭐 요즘 사람들이 떠드는 OPS나 알고 

war 이런 애기 나오면 외계어로 알고 귀 막고

암만 봐도 저 투수가 지금 뭘 던진건지, 잘 던진건지 구별도 못하는

얼치기 야구팬입니다.

야구교과서 이런 거 옆에 갖다놓고 봐도 뭐가 뭔지 모릅니다.

그냥 우리 편 잘한다, 못한다 정도?


일찌감치 세이버매트릭스 쪽은 담을 쌓고

경기를 보면 꼭 잘하다가 짐순이가 모니터 켜면 말아먹는

(올핸 노성호가 그랬습니다. 안보면 불꽃투, 보면 패대기투.. 써글..)

그래서 구단이라는 한 조직의 흥망으로 일찌감치 관심을 돌렸지요.

원래 좋아하던 팀이지만 두산의 흥망성쇠는

짐순이 입맛에 딱 들어맞았어요.

이기던 지던 보기만 해도 매력이 넘치는 팀이었습니다.

돈 이 없어도 선수를 팔아도 그냥 그렇게 봤습니다.

어차피 불사조 외엔 애착가는 선수가 없었고

(리얼타임으로 장호연을 봤다면 "아저찌 날가져요~'라고 적은 여아 그라운드 난입도..)

그렇다고 구단 프런트쪽도 아닌 선수단의 시각으로만 봤으니까요.


달감독 때 야구는 10연패를 하고 있어도 재미있었습니다.

(올림픽 앞 뒤로 딱 10연패.. -_-;;;)

어느 괴랄한 노인네가 항상 가을에 소금을 뿌려도 그때만 아프고

또 내년은.. 하며 봤습니다.

하나의 조직이 어떻게 살아서 움직이는가

그게 너무 재미있었던 게 베어스란 팀이고

달감독이라는 조낸 뵨태스런 감독이었습니다.

결국 못지킨 약속 중에 달감독을 분석하겠다는 것이 있었는데

그걸 약속하고, 또 읽어주기 바랬던 분이 세상을 떠나니..

어느 밤엔가 리델 하트의 현대 육군의 개혁을 읽다가

그때 쓰고 싶었던 이야기의 핵심내용이 나오더군요.

뭐, 책을 붙들고 울지는 않았지만

그의 치세가 끝나고 제일 싫어했던 선수가 넥센으로 팔려가자

애정은 명왕성 표면 만큼이나 식어버립니다.

(이상하죠? 제일 싫어한 애가 팔려갔는데 화를 내다니...

똑같은 짓을 요 며칠 전에도 하데요. 동일 상대한테 하하)

그러곤 마누라는 바꿔도 못바꾼다는 응원팀을

짐순이는 남편도 없으니 상관 없다며 신생팀으로 갈아탑니다.

친구따라 강남간다가 아니라 달따라 창원에 갑니다.


며칠 전 야빠 둘을 각각 만났습니다.

한 명은 기아팬, 한 명은 베어스팬..

기아팬과 이야기하면서 

확실한 내년도 하위는 한화, 우리팀, SK, 니네팀이다란 말을 했습니다.

중위권은 롯데와 베어스, 상위는 삼성, LG, 넥센..

두산팬과는 가을에 떠나보낸 선수들을 그리워하고

이종욱과 손시'헌', 박철순 빼고 유일하게 좋아하는 최준석을 이야기 했습니다.

(아! 임재철 아찌를 떼먹으면 앙대!!!!)

슬슬 대한민국의 현실과 닮아가는 팀을 이야기하며

행복한 신천지로 전향하라고 꼬셨지만

차라리 안보면 안보지 그리 못하겠다는 푸념과 함께 해어졌습니다.

짐순이는 짐순이대로 두목만 떠나면 마지막 정마저 다 끊기겠네라고 했지요.

그러나 아무도 생각치 못할 사건들이 터집니다.


그리고 달감독 시절 선풍기라고 놀림받던 윤석민이 또 팔려가고

(암만 그래도 장기영은 너무했다. ㅆㅂ)

이번엔 온 몸의 반이 커피던 짐순이가 

하루 2잔 이상 못마시는 트라우마를 선사한 감독이 잘립니다.

(커피 그리 쳐먹으면 머리가 나빠진다는 걸 배웠어요)

그 덕분에 팀을 버렸는데도

그렇게 잘리는 모습은 분노할 수 밖에 없더군요.

딱 헛똑똑이들이 조직을 말아먹는 건 

암만 싫어하는 팀의 상황이래도 화가 났거든요.

사람이 미래라고?

병신아, 역사책만 봐도 네놈들처럼 말아먹은 사례가 수백 수천이다.

하도 말아먹는 이야기들만 보자니

현실에서 유사한 사례가 벌어지거나 

아니 드라마에서 그런 장면 나와도 울컥 하거든요.

즐겁기 위해 보는 건데 왜 두문동 충신놀이를 해야하나..

이럴 때 공자 울궈먹는 작자들이 나오는데

공자도 충언 세 번 해서 안들어먹으면 짐싸라 했거든요.

실제로 그렇게 한 제자에게 죽은 형의 딸을 시집보내기도 했고요.


오늘에야 그동안 새 팀을 응원하면서도 

모태시절부터 가지고 있던 마지막 끈을 놓았습니다.

김동주야 그동안의 관례대로 불쌍하게 날아가겠지요.

(장호연은 말했습니다. 야구인은 말로가 너무 안좋아.. 그러곤 본인도..)

가뜩이나 입터는 애 싫어하는데 이제 걔만 남았네. 캬캬..

 

단 하나 좋은 건 있네요.

흑표 엔진이나 딴 문제로 밀덕들과 대화할 때 

두산을 욕해도 민망하지 않겠군요.

(그동안 그럴 때마다 화제 돌리느라 힘들었거덩)


말꼬리 -------------------

사실 가장 큰 충격은 짐순이가 현역 중 '유이'하게 좋아하는

(올해부터 호부지도 좋아하게 되었답니다..)

장'돈'건님하가 롯데 갔다는 거지만요..

나거품-호부지-장돈건.. 이 라인업만 바랬는데..


경기 후 인터뷰를 합성한 사진.. 원작자는 짐순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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