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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2. 12. 19:30

 

원문

三年秋七月 攺築白巖城 葺新城

 

해석

3년(547) 가을 7월, 백암성을 개축하고 신성을 수리하였다.

 

모자이크가 없는 삼국사기란 천사가 없는 12월 같아라.. 이번엔 목판본인 정덕본으로 대체합니다.

양원왕은 고구려사에서 그렇게 많이 불려지는 이름은 아닙니다. 앞 시대는 광개토, 장수왕(덩달아 그의 손자 문자명왕)이 있고, 그의 다음대에는 온달과 평강공주로 알려진 평원왕, 그리고 국제전과 멸망기의 3왕, 영양왕, 영류왕, 보장왕이 한국사 능력시험을 보는 이들의 머리를 아프게 하지요. 6세기 전반부의 왕들은 그야말로 공기 정도의 존재감을 자랑합니다. 더욱이 고구려사의 연구논문도 이 시대를 다루는 것은 매우 적습니다. 이 시대를 다루는 논문을 쓰려던 사람이 매우 중요한 논문을 쓰신 다른 선생님에게 '그 시대를 전공하려는 사람이 있단 말인가'라는 말을 들었다고 합니다. 뭐, 그런 대접을 받는 시대의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4~5세기의 활발한 정복전, 그리고 7세기 다시 없을 국제전에 비하면야 정말 그렇게 별볼 일 없는 시대로 보입니다만 사실 6세기야 말로 앞 시대의 성과를 정리하고 다가올 암울한 전쟁의 시대를 준비하는 시대이기도 합니다.

 

짐순이가 극단적으로 시스템이라는 것에 집착하게 된 계기 중 하나로 어렸을 때 본 내셔널 지오그라피의 다큐가 있었습니다. 잉카의 어느 왕자가 왕권다툼에서 진 후 밀림으로 도망쳐서 거기서 힘을 기른 후 제국을 건설하는 얘깁니다. 그런데 그 제국은 만들어지자마자 망해버렸지요. 왜냐하면 급속히 정복전쟁을 편 것은 좋았는데 그 제국은 영역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구조를 갖추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 때 본 인상이 지금의 고구려사를 바라보는 관점을 던져주었습니다.

 

4~5세기의 정복전은 소수림왕의 국가 개조가 없었다면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또 6세기라는 시간이 갑자기 넓어진 영역과 인적구성원을 정리하는 재조정의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면 7세기의 그 가혹한 국제전의 파고를 견디지 못하고 초반에 무너졌다. 이것이 짐순이가 고구려사를 바라보는 개인적인 관점입니다.

 

현재로는 6기 전반에 대한 극소수의 연구성과도 왕과 귀족들간의 관계, 치열한 왕위 계승전이라는 구도에서만 바라봅니다. 또, 7세기의 국제전은 589년의 수의 재통일에서 싹이 터서 612년의 수의 1차 침입부터 시작된 것이라고 봅니다. 그러나 그 싹은 이미 6세기 전반부터 본재했습니다. 고구려와 국경을 맞대던 북제와는 요하 이서의 주도권을 두고 처음부터 무력시위와 협박외교를 통해 긴장관계가 지속되고 있었습니다. 수와 당 초기에 고구려를 '악의 축'으로 규정하고 격파해야한다고 주장한 매파들의 뿌리는 북제 출신들로 올라갑니다. 또 북방의 돌궐과도 매끄럽지 않은 관계가 이어집니다. 돌궐 이전의 맹주였던 유연과는 매우 가까웠지만 초원의 새 주인과는 거친 몸싸움이 빈번한 상태가 됩니다. 사실 고구려인들의 위기상태는 이미 반세기 전부터 비상등을 켜놓게 했지요.

 

정복의 과실을 정리하는 도중에 그 주도권을 누가 갖느냐의 문제로 정변은 매우 치열하게 벌어지고 급변하는 국제정세는 항상 긴장을 놓지 못하게 합니다. 맥 없이 한강유역을 내주고, 또 본격적인 반격이 반세기나 늦었던 이유는 바로 대륙으로부터의 위기가 발을 묶은 탓이지요.

 

오늘의 기사는 그러한 상황을 보여줍니다. 547년의 가을, 북방의 중요 요충지인 백암성과 신성을 대대적으로 정비하는 공사가 시작됩니다. 그런데 그로부터 수년 후 돌궐의 침입이 이 두 요새로 향하게 되지요. 정말 신묘한 계책이 있었던 것일까요? 그 짤막한 기사에서 그들의 전략적 고뇌는 잘 읽혀지지 않습니다. 짐순이는 그 시대도 그 나름대로의 논리와 노력과 치밀함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어이 없어 보이는 실패도 실은 계산 착오라던가 노력부족이었다던가 실력이 모자란 결과였다는 것이지요.

 

말꼬리 ---------------------------

이러저러한 역사적 이유로 듕궉이란 나라를 좋아하진 않습니다.

몇 군데를 제외하곤 그리 보고 싶은 생각도 없지요.

다만 오늘의 주 무대 백암성은 보고 싶습니다.

그런데 기회가 닿질 않네요.

 

 

출처 : 동북아역사재단, "하늘에서 본 고구려와 발해", 2008, 93쪽

 

 

Favicon of https://arteros.tistory.com BlogIcon HarryPhoto | 2014.02.12 20:42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오랜만의 포스팅 무척 반갑네요!
팽창 후 내실을 다지는 시기, 근데 내실을 다진다는 게 살림이랑 비슷한 듯 하네요
잘하면 티가 안 나고, 못하면 티가 확 나는...
그래서 잘 하면 오히려 조용히 넘어가고 관심을 안 가져주는... ㅠㅠ

성(城) 시리즈도 기대 마니 하고 있는데, 계속 포스팅해주실 거죠? ^^
Favicon of https://rgm-79.tistory.com BlogIcon 제203 마도MS대대 짐순 폰 데그레챠프, RGM-79 | 2014.02.12 21:51 신고 | PERMALINK | EDIT/DEL
슬슬 발동을 거는데 성은 좀 걸릴 것 같고
(짐순이 기준으로는 너무 성급히 시작한 기획이었네요)

요즘 지자제 선거에서도 그렇듯
내실 안다지고 돈낭비한 사람이 더 인기 많고
또 뻔뻔스럽잖아요.
(강원도민으로 김진선만 보면 ㅃㄷㅃㄷ 합니다..)
Favicon of https://catchrod.tistory.com BlogIcon 니자드 | 2014.02.12 20:48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그래서 정복보다는 유지하는 게 더 힘들다는 말이 있죠. 그렇다면 제일 위대한 고구려왕은 역시 장수왕이 될 지도요^^ 짐순이님글 보다보니 고구려사 공부 다시 해보고 싶네요.
Favicon of https://rgm-79.tistory.com BlogIcon 제203 마도MS대대 짐순 폰 데그레챠프, RGM-79 | 2014.02.12 21:53 신고 | PERMALINK | EDIT/DEL
짐순이는 고국천왕-산상왕-동천왕, 그리고 미천왕, 소수림왕을
가장 높게 쳐주는 편이라서요.
광개토왕을 위인이라고 하는 사람들을 보면
우선 소름부터 돋습니다.

오히려 정복이나 군사활동이 나라를 말아먹는 경우가 많아서요.
또 무조건 승리가 이득인 건 아니더군요.
Favicon of https://oldhotelier.tistory.com BlogIcon 늙은 호텔리어 몽돌 | 2014.02.12 23:20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그 백암성은 지금의 중국 어디일까요?
Favicon of https://rgm-79.tistory.com BlogIcon 제203 마도MS대대 짐순 폰 데그레챠프, RGM-79 | 2014.02.13 08:55 신고 | PERMALINK | EDIT/DEL
안그래도 지도 하나 조만간 올라갈낍니더..
Favicon of https://nutmeg.kr BlogIcon 넛메그 | 2014.02.13 00:47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저도 비슷한 생각을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저야 수험용 공부를 한게 다라서 섣부른 비교일지 모르겠습니다만
성군 소리를 듣는 왕들한테는 꼭 그 토대를 잘닦아준 선왕들이 있더라고요.
고려대 광종이나 조선대의 태종, 세조, 숙종이나 영조 등등
Favicon of https://rgm-79.tistory.com BlogIcon 제203 마도MS대대 짐순 폰 데그레챠프, RGM-79 | 2014.02.13 08:57 신고 | PERMALINK | EDIT/DEL
다른 왕은 몰라도 세조는 아닙니다.
오히려 할아버지, 아버지가 구축한 토대를 망쳐놨어요.
같이 정변일으켜도, 여럿 죽여도
태종이 욕을 별로 안먹고 세조가 먹는데는 다 이유가 있더군요.

자꾸 무언가의 성공을 개인의 환타지 스런 역량으로만 바라보는 나라에서
장기지속의 토대구축은 그다지 관심 없어하는 것 같아 슬프죠.
원이 | 2014.02.14 17:38 | PERMALINK | EDIT/DEL
조선의 세조는 조카를 죽이고 왕위를 찬탈했고, 청의 세조는 숙부의 그림자 아래에서 숨죽이고 살아야 했지요. 그 숙부는 살아생전 중원 정복의 영웅으로 칭송받다가, 죽고 난 뒤 부관참시당했습니다. 역사의 신은 사람을 놓고 짖궃은 장난을 즐기나 봅니다.

성종의 치세는 세조가 앞길을 열어준 것이 아니라, 세조의 통치에 대한 반발이자 반작용이라고도 볼 수 있지요, 덕분에 성종은 좋게 말하면 성군, 나쁘게 말하면 박제된 천재가 된 겁니다. 그 틀에 갇혀 술로 속을 삭이다가 나이 40도 안 되어 요절했고, 그 아버지의 모습을 보면서 자란 18살 소년 세자는, 흠흠, 더 이상의 설명은 생략합니다.
Favicon of https://rgm-79.tistory.com BlogIcon 제203 마도MS대대 짐순 폰 데그레챠프, RGM-79 | 2014.02.14 18:56 신고 | PERMALINK | EDIT/DEL
사실 연산군은 꽤나 기대받던 군주인데
세종이 너무 기를 살려준 문제(정작 본인도 말년엔 더러워서 못하겠네란 말을..)
그리고 세조가 만든 괴물인 훈구세력..
마지막으로 성종... 하도 복잡한 것이라... .

아! 조선 시대는 잘 모르지.. 참.. -_-;;
Favicon of https://rkawn.tistory.com BlogIcon 에바흐 | 2014.02.13 03:55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저도 여러 책에서 백암성 사진을 볼 때마다... 보고 싶슴돠. ㅠㅠ
Favicon of https://rgm-79.tistory.com BlogIcon 제203 마도MS대대 짐순 폰 데그레챠프, RGM-79 | 2014.02.13 08:57 신고 | PERMALINK | EDIT/DEL
백암성이야 고구려 성 다룰 때마다 빠지지 않는 성이니까요.
Favicon of https://hansik07.tistory.com BlogIcon Hansik's Drink | 2014.02.13 11:33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좋은글 잘 보고 갑니다 ^^
의미있는 하루를 보내셔요~
Favicon of https://rgm-79.tistory.com BlogIcon 제203 마도MS대대 짐순 폰 데그레챠프, RGM-79 | 2014.02.13 12:47 신고 | PERMALINK | EDIT/DEL
들러주셔서 감사합니다.
Favicon of https://sensechef.com BlogIcon SenseChef | 2014.02.14 09:31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구조화, 시스템화의 중요성이라는 부분이 더욱 눈에 들어오네요. 국내에서는 소프트웨어 개발 시 구조화가 되어 있지 않고 무작정 개발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이런 방식이 속도가 빠르다고 합니다. 그러나 나중에 협업을 한다든지, 다른 사람이 맡는다든지 하면 재앙 수준이 된다고 하더라구요.
반면 외국에서는 미리 구조화를 시켜 두고, 맡은 사람들이 처리해야 할 Input, Output을 정한다고 합니다. 이 과정에서 처음에는 많은 시간이 소요되나 나중에는 이런 구조화, 시스템화의 혜택으로 빨리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수 있다고 합니다.
나라 역시 마찬가지일텐데 저도 그 다큐멘터러를 봤던 기억이 나네요. 좋은 글 감사 드립니다.
Favicon of https://rgm-79.tistory.com BlogIcon 제203 마도MS대대 짐순 폰 데그레챠프, RGM-79 | 2014.02.14 18:53 신고 | PERMALINK | EDIT/DEL
한국에서 그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몇 안되는 분 중에
전규현 선생님이 계시죠.(http://allofsoftware.net/)
이분 분야는 IT지만 일의 진행과정이나
그를 위한 문화적 토양에 대한 지적은 역사공부하는 이가 읽어도 와닿더군요.

이 나라는 뭐랄까 기반 구축같은 것을 개한테나 주는 것으로 생가하니...
가난한아줌마 | 2014.02.24 11:20 | PERMALINK | EDIT/DEL | REPLY
헉! 기울집~ 전부 처음보는 한자~ 덕분에 평평한 뇌에 주름한번 잡아봅니다
Favicon of https://rgm-79.tistory.com BlogIcon 제203 마도MS대대 짐순 폰 데그레챠프, RGM-79 | 2014.02.24 11:34 신고 | PERMALINK | EDIT/DEL
원문 그림은 그냥 이런 식으로 적혀있다는 삽화에 불과하니
그건 그냥 넘어가고
해석문부터 읽으시는 것도 매우 좋습니다.
나도사랑을했으면 | 2014.03.19 12:03 | PERMALINK | EDIT/DEL | REPLY
포스팅 잘 보고 있는 독자 입니다. 음... 고구려 정변에 대해선 일본서기에서도 도움을 얻는다고....... 엥? 무슨 얘기.... 아! 그러니까 양원왕이던가. 평원왕이던가? 왕위를 가지고 외척 비스무리한 집단끼리 싸움이 있었다는 역사 카페의 글을 본적이 있어서요.....
Favicon of https://rgm-79.tistory.com BlogIcon 제203 마도MS대대 짐순 폰 데그레챠프, RGM-79 | 2014.03.19 18:18 신고 | PERMALINK | EDIT/DEL
당분간 고구려 후기 얘기 안하려고 했는데
결국 해야하는군요.
(꼬불쳐놓은 군자금인데... 히잉..)
다음 주안에 글을 올려도 될런지요.
나도사랑을했으면 | 2014.03.19 12:10 | PERMALINK | EDIT/DEL | REPLY
사실 아래글 이유 때문에 답글을 적은것은 아니구요.. 본문 내용글에 궁금한 부분이 있어서요... 뭐냐면 돌궐에 대한것인데... 돌궐과 고구려의 접촉기사 그리고 고구려 침입 기록이 실제 나와 있나요?
Favicon of https://rgm-79.tistory.com BlogIcon 제203 마도MS대대 짐순 폰 데그레챠프, RGM-79 | 2014.03.19 18:20 신고 | PERMALINK | EDIT/DEL
요 부분은 이번주 삼국사기 읽기로 다루어야 겠군요.
둘 다 댓글로 답하기엔 좀 벅찹니다.
어차피 짐순이의 게으름을 잘 아실테니
조금만 기달려주시면 안될까요?(혀, 협박이냐!)

만약 "다, 답변 드리겠습니다"라고 했는데
"필요 없어~!"라고 하시면 엉엉 울 것이어요.
진구 | 2014.05.13 23:02 | PERMALINK | EDIT/DEL | REPLY
잘 봤습니다. 이후로 신성이 고당전쟁에 이르기까지 항상 침입자들의 골머리를 썩히는 곳이 된걸 생각하면, 정말 의미심장한 '준비'였군요.
Favicon of https://rgm-79.tistory.com BlogIcon 제203 마도MS대대 짐순 폰 데그레챠프, RGM-79 | 2014.05.14 13:20 신고 | PERMALINK | EDIT/DEL
사실 주된 격전지 중 하나니 그만큼 신경도 많이 쓴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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