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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GM-79의 삼국사기 이야기
최치원과 김부식의 역사서술 차이.. 본문
고대사에 대한 기록 중에는 고흥이라던가 이문진, 또는 김대문이라는 이름은 전해지지만
그들의 저작은 남아있지 않습니다.
(필자는 화랑세기를 인정하지 않는 쪽에 위치하고 있음을 밝힙니다)
최소 김부식은 여러 종류의 사서를 본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 중에서 중국사료들을 제외하면 남아있는 것이 없습니다.
(김부식이 국내사료를 인멸하지 않았음은 다음 글을 살펴주세요 → http://rgm-79.tistory.com/8)
그래서 김부식이 서술한 삼국사기가 어떤 사서인지 비교할 대상이 없기에
각자의 마음 속에서 그리는 심국사기의 이미지가 너풀너풀 날아다니는 중이죠.
문제는 삼국사기 안읽고 하는 말도 안되는 이야기가 진실처럼 포장된 상태로요.
문제는 삼국사기 안읽고 하는 말도 안되는 이야기가 진실처럼 포장된 상태로요.
그런데 삼국사기 안에는 약간의 흔적이 남아있기도 합니다.
김부식은 유달리 최치원의 저작들을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글을 살펴주세요 → http://rgm-79.tistory.com/42)
개중에는 약간의 인용도 들어가 있지요.
정말 삼국사기가 전혀 읽어볼 가치도 없는 개/뼉/다/구/같/은/쓰/레/기인지 아닌지
하나하나 조목조목 들어 살펴볼 생각입니다.
신라 말의 이름난 유학자 최치원崔致遠이 지은 제왕연대력帝王年代曆에서는 모두를 아무 왕이라 칭하고 거서간 등의 칭호는 쓰지 않았으니, 혹시 그 말이 촌스러워 칭할 만한 것이 못된다고 여겨서일까? 좌전左傳과 한서漢書는 중국의 역사책인데도 오히려 초나라 말인 곡오도, 흉노 말인 탱리고도 등을 그대로 보존하였다. 지금 신라의 사실을 기록함에 그 방언을 그대로 쓰는 것이 또한 마땅하다.
-『삼국사기』신라본기4, 지증마립간 즉위년조
최치원에 대해서 많은 연구가 진척되지 않았고
사산비명을 죄외한다면 그의 문집도 이제야 번역되는 중입니다.
(사산비명의 역주는 2종이 나와있고, 2009년에 계원필경집과 고운집이 일부 번역, 출간되었습니다)
어린 시절에 중국생활을 한 탓인지 그의 글에서 이른바 '버터냄새'가 나는듯한 느낌을 줍니다.
사실, 위 글에서 ~음, ~어..를 입에 달며 자꾸 혀를 굴려대던
과거의 미국유학생, 재미동포를 떠올렸닿까요.
뭐, 나름 당나라 유학생에 빈공과 급제생이었으니 나름 자부심을 가졌을 법 하고
그런데 신라에 귀국하고 보니 현실은 시궁창,
그래도 6두품이라고 차별받아 유학을 강조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다시 읽어보면 김부식의 의문처럼 그가 고유어를 비루하다 여겼을 수도 있고
또는 고유한 전통을 고수하는 대신 유학적 입장에 더 충실했을 수 있습니다.
어떤 의도에서 제왕연대력을 쓸 때 저런 판단을 했는지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요즘은 나라 팔아먹고 역사 조작했다는 욕먹는 김부식이 역사가로서는 더 나아보입니다.
이사금이나 마립간 같은 말을 살려두지 않았다면
중원고구려비나 울진봉평신라비에서 매금왕이라는 표현이 나왔을 때
그게 무슨 말인지부터 헤메느라 신라사회의 당시 실상을 연구하는 건 더 지체되었을 것입니다.
물론 최치원도 저런 말만 한 것만은 아니고
나름 화랑을 자기식대로 이해하려는 노력을 보여주기도 하고
조선 후기 한백겸에 의해 수정되었지만
고구려-마한, 백제-변한, 신라-진한이라는 한국고대사의 구도를 정립하기도 합니다.
(한백겸은 마한-백제, 진한-신라, 변한-가야의 체계를 세웠는데
현재의 삼한과 한반도 남부 국가들을 바라보는 관점의 기본 틀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사산비명을 연구한 학자에 의하면
승려들의 비명에 유독 중국사서 인용이 잦다고 하는군요.
(곽승훈, 『최치원의 중국사탐구와 사산비명 찬술』, 한국사학, 2005)
그런 면에서 최치원의 의식 속에 담겨진 면을 파악할 수 있고
또, 김부식이 과거의 자료를 어떻게 대하는가에 대한 중요한 자료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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