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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GM-79의 삼국사기 이야기

춘천의 레고랜드. 어떻게 해야 하는가.. 본문

한국고대사이야기/사건과 진실

춘천의 레고랜드. 어떻게 해야 하는가..

짐순 폰 데그레챠프 2014. 12. 26. 16:40

지난 23일, 기차를 타고 춘천 가던 길에 기사 하나를 읽었습니다. 며칠 동안 이 문제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하나를 생각해도 답이 안나오더라구요. 바로, 춘천의 중도에 세워지는 레고랜드에 대한 이야깁니다.


해당 뉴스기사

그리고 중도에 대한 옛 글 하나


엄밀히 말하자면 뉴스라기 보다는 아침 시사 방송에 양 측의 입장을 대표하는 분들이 발언을 하는 것의 녹취입니다. 그러나 기사가 한 번 걸러버린 기사보다는 오히려 직접적인 당사자들의 직설적인 발언이라는 점에서 더 주의깊게 읽어볼 기사입니다. 


개발회사의 대표분이야 잘 모르겠고, 보존측의 대표로 나선 분은 이 바닥에서는 이름 한 번 들어봤을 분입니다. 아마 현대건설에서는 이를 갈고 있을, 웬쑤 1호이기도 한 이형구 선생님. 지난 세기에 풍납토성의 발굴조사를 둘러싼 폭풍의 한 가운데 계시던 분입니다. 현대는 '늘 그렇듯'' 1월 1일 아침에 건설중장비를 동원해, 유구를 근본적으로 말살하려 하였고, 이 분은 그 아침에 그곳에서 잠복근무를 하다 그 사실을 적발한 분입니다. 아.. 만만치 않은 분입니다.


사실 개발이 아니래도 사람이 농사를 지으며 망친다는 말은 맞습니다. 자연적인 흙땅에서 사람이 걸어갈 때 생기는 충격파는 1.5미터 아래까지 이른다고 합니다. 또, 자연적인 흙의 퇴적양이 매우 적은 우리나라에선, 또 산지가 많은 탓에 사람 살만한 곳이 제한된 터라 많이 파괴되는 것도 맞습니다. 이탈리아 로마시의 로마 유적은 현재 지하라고 하죠. 중국의 황하유역 하남성에선 10미터를 팠더니 송나라 유적이 나와 상나라 유적을 찾던 장광직 선생이 삽을 던져버렸다는 나라가 아닙니다. 경춘가도로 춘천을 들어오는 입구인 칠전동과 온의동(요즘은 지덜이 강남이라고 강남동이라 했다네.. ㅆㅂ, 우리집은 물론 춘천시의 상당수가 강남인뎁)의 청동기 시대 유적의 경우 성인 무릎 깊이에 유적이 나왔어요. '온의동과 칠전동은 다 파서 아파트 단지(강남동.. 큿!)를 만들었는데 왜 중도동은 앙대는뎁?'이라 물으면 또 답하기 그렇습니다. 이 점에선 나름 대안도 제공하는 회사측 입장도 나름 합리적입니다. 물론 그동안 있었던 많은 장미빛 약속이 제대로 구현된 적은 별로 없지만요.(하하.. 가평역의 달전리 전시관 보고 뿜었슴돠, 원주의 귀래면의 대규모 도요지는 안가봤으니 그건 유보..)


다음지도를 편집, 여보쇼 다음양반, 애니박물관이 없다니!!!


일단 역사를 가까이 하는 모빌슈츠사람의 입장에서 봐도 무작정 이전하고 거기에 고조선 박물관 세우자고 하는 것은 지나치게 무리한 발상으로 보입니다. 자꾸 한가지 전문적인 분야를 가진 사람들이 착각하는 것이 자기도 알고 늘 만나는 사람들도 동류에 가까우니 모두 자기같은 줄 알아요. 중도를 고조선과 연결해야 하느냐에 대해서도 약간 회의가 든다는 걸 제하더라도(윤내현 식의 상-주 제국의 봉건제국을 생각하는 건가?)  고조선 박물관을 누가 갈 것인가? 아마 짐순이의 집에서 중도를 잇는 라인에서 선을 더 연결하면 서면의 애니메이션 박물관이 나오지요. 다리만 생기면야 10분대 주파가 가능하지만, 다리가 없는 탓에 강북으로 올라가 신매대교를 거쳐 돌아갑니다. 그 다리가 생기기 전엔 소양댐이 보이는 곳까지 돌아가야 합니다. 그냥 택시타고 가면 편도로 1만 2천원이 나오는(춘천'시내' 택시비 기준으로 좀 셉니다) 거리에 있는 박물관이 더 잘나올 겁니다. 춘천역이나 남춘역 사이에 다리가 놓여지면 압도적으로 애니박물관이 더 잘나갈 겁니다. 


그렇지만 짐순이의 길지 않은 경험치와 그동안의 사례들을 보면 레고에 관심 없는 짐순이도 ㅎㅇㅎㅇ할 레고로 만든 선사유적이나 유적의 이전, 보존이 잘 이루어질 지 의문이 듭니다.(물론 레고질은 할 거 같다. 적어도 별셋이나 횬다이보단 레고가 그나마 문화에 대한 이해는 있어보인다) 그니까 그 어른들이 짐순이에게조차 신뢰를 주지 못했다는 겁니다. 그리고 유적은 한 번 깨지면 돌아오지 않아요. 그 어른들, 바로 너님들의 목숨과 인생들처럼 말입니다. 사실 청동기 유적 위에 삼국시대 유적이 있고, 또 그걸 고려와 조선시대 사람들이 꺠뜨려 집을 짓고, 또 거기에 현대인들이 아파트를 지어버린 세상에서 유독 중도를 갖고 그러는 이유는 그야말로 얼마 남지 않은 우리나라 역사유적의 보고이기 때문입니다. 적어도 역사시대의 강원도는 정말 눈물날 정도로 쳐진 지역이지만 사람들의 기술이 그닥이었던 선사시대엔 춘천이 지금의 강남만큼이나 번성했던 곳입니다. 몇몇 운좋은 유적 빼고 다른 지역은 다 파괴되었어요. 저 기사 읽기 전엔 환호(그러니까 마을을 방어하기 위해 둘레에 판 구덩이, 마을 유적에서 매우 중요한 구성품이죠)가 나온 건 몰랐는데 기사를 읽다보니 피가 부글부글 끓는단 말여요. 아놔.. 


그런데 이런 논쟁에서 장작 이 유적을 발굴하거나 연구해온 사람들은 입을 다물고 있습니다. 학자적, 또는 연구자적, 아니면 업계 종사자의 입장에서 이것을 지키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을 겁니다. 근화동(춘천역 뒷동네입니다) 선착장에서 작은 바지선 타고 농토와 강가를 뒤져가며 실습하고 공부한 사람들이거든요. 그런데 이 사람들도 춘천 사람들입니다. 개발할 것이 없나하고 죽은 부모 무덤까지 뒤질 것같은 지방정부가 있고(강원도의 대표적 삽질은 평창동계올림픽) 또 대한민국 국민의 상당수가 부가 개발로 인한 부동산 가치의 상승에 목을 매달고 있다는 것을 그들도 모를리 없어요. 아예 춘천을 떠나 다시 안올 거 아니라면 대놓고 반대를 외칠 수 없지요. 대신 목소리를 높여주는 타지역 분들의 목소리에 숨을 수 밖에 없어요. 아마 가족들도 찬성을 외칠지도 모르죠.


말꼬리 ---------------------------

1. 

프리큐어랜드나 아이돌마스터 랜드가 세워지면 결사적으로 찬성할 것 같아요.(이달 들어 애니마스 전편, 극장판, 샤이닝페스타 세번째 돌려보고 ㅎㅇㅎㅇ거리는 중입니다. 가장 좋아하는 캐릭은 하루카-리츠코-코토리-타카네 순서)


극장판 이미지. 이 그림에선 아쉽게도 코토리가 없다!!!!!!!! 그리고 야요이를 빼먹었다!!!!!!!!(오렌지 머리 트윈테일)


2.

정작 애니박물관은 가본적이 없군요. 거기 가기엔 택시비가 만만찮고(홍대 큰서점을 기준으로 왕복 택시비면 칸토쿠 일러집 한 권이 나옴!!) 거기 가는 버스는 너무 뜸하게 배치되어 있어요. 화이트베이스라도 얻어타자면 함장님과 하얀 굇수 안문호의 눈치가..

3.

요즘들어 짐순이는 통일신라 애호가라는 탈을 뒤집어 씀으로써 이 문제에서 피해갈 수 있는 처세력 만땅의 방패를 획득했습니다!!

4.

아이마스에서 가장 좋아하는 캐릭에서 야요이를 빼먹었네요. 역시 여기서도 묻히는 거지왕. T_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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