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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GM-79의 삼국사기 이야기
정창원전과 함께하는 일본여행 1024(2) - 쇼토쿠태자와 탑.. 본문
시텐노지의 탑. 정말 이걸 보려고 간 겁니다. 탑만 보면 ㅎㅇㅎㅇ하는 버릇은 안고쳐져요.
쇼토쿠태자(574~622)가 세운 시텐노지(사천왕사四天王寺) 1는
일본 고대사의 중요한 무대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587년 일본에서 불교의 도입을 둘러싸고 모노노베씨와 소가씨가 싸울 적에
불교도입을 주장한 소가씨의 편에선 태자가 사천왕에게 기원을 한 후 창건하였다고 합니다.
(언젠가 여기에 대해서 이야기할 기회가 있겠지요)
소가 우마코가 세운 아스카데라(비조사飛鳥寺)와 함께 일본 최초의 사원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사천왕사에선 쇼토쿠 태자를 자랑스럽게 내세우지요.
잠시 쇼토쿠태자에 대해 이야기 하자면 요메이천황(용명)의 아들로 우마야도라고도 불렸습니다.
고모인 스이코천황(추고)이 즉위하자 당대의 실력자 소가 우마코와 연합하여 섭정으로 활동합니다.
603년의 12관계 도입, 604년의 헌법 17개조를 반포했고
607년에는 수에 처음으로 사신을 보내어 수양제에게
'해가 뜨는 곳의 천자가 해지는 곳의 천자에게 편지를 보낸다'로 시작되는
그 유명한 국서를 날립니다.
(그 성질 과격한 수양제가 화도 안내고 무시를 해버렸죠)
그가 살아있는 동안 쇼토쿠-스이코-소가 우마코의 3각관계가 잘 균형을 이루었으나
그가 죽은 후 소가씨의 전횡이 폭주함에 따라 645년의 다이카 개신을 불러오죠.
금당과 탑 사이, 무릎과 무릎사이도 아니고.. 무척 가깝습니다.
하여간 입장료를 내고 시텐노지의 심장부로 들어가니 의외로 단촐합니다.
네 그렇죠.
강당과 금당, 그리고 탑이 1열로 배치된 아주 작고 아담한 배치이죠.
이걸 어디서 주로 보실 수 있나 하면 바로 정림사입니다.
그리고 얼마전에 새로 생긴 백제문화단지인가 뭔가하는 곳에 복원된
능사에서 볼 수 있는 가람배치지요.
1960년대 발굴된 금강사지(부여군 은산면)의 가람배치입니다. 쓸만한 도면이 없어 직접 만들어서 볼품없습니다.
맨 위부터 강당은 바로 법회를 여는 장소지요.
금당은 그 절에서 모시는 본존부처의 상을 두는 곳,
탑은 말그대로 탑, 중문은 이 공간으로 들어오기 위한 입구입니다.
시텐노지는 백제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가람배치는 전형적인 1탑 1금당식을 따르고 있습니다.
한번 탑과 금당을 한 컷에 담아보았습니다.
회랑이지요. 담벼락과 함께 통로의 구실을 하는 효율적인 고안입니다.
금당에서 바라본 강당
사실 입장료를 내기 전까지의 공간은 그저 속세의 공간이고
여기가 진짜 부처님의 공간입니다.
불교에서는 담 하나를 사이에 두고 전혀 다른 차원의 공존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나중에야 지금 보이는 모습이 쇼토쿠태자 때의 모습이 아닌 현대 일본의 흔적임을 알게 됩니다.
바로 2차 대전의 공습에서 사천왕사는 하얗게 하얗게 타버렸다고 합니다.
전후에 복원된 것이지요.
그렇지만 원래 모습을 간직한 부분도 남아있습니다.
기와는 사치품입니다.
배수로를 기와로 덮은 것을 따로 보여주기도 합니다.
대충 복원하지는 않았을 일본인들이지만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회사는 바로 이 절을 세우고 계속 관리하는 공고구미입니다.
천년 넘게 후손들이 관리를 해왔으니 충분한 자료와 관리 이력이 축적되어왔겠지요
얼마전에 부도 얘기가 나왔는데 잘 해결되었는지 모르겠군요)
이것만 가지고 좀 아쉬운 감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당시엔 그런 거 모르고 그냥 봤죠.
다음날 천년의 모습을 간직한 곳들을 방문하게 됩니다.
물론 이 날의 오사카는 참으로 맑군요.
이걸 보고 주지 스님께서 말씀하시니 스님들이 가지런히 하였겠지..라고 생각하는 여행객은 군사문화에 찌든 겁니다..
이런 일본식의 바닥정리를 직접 보게 되고
사진으로는 그 느낌을 다담을 수 없는 인왕들도 봤는데 이 날의 인상은
올해 초 백제역사문화단지의 능사를 봤을 때 실감나게 다가왔습니다.
정말 선생님께서 한마디 하시면 1년도 더 지나서
그때 그 말씀을 하신 이유가 그거구나..라 할 정도로 바봅니다.
초식동물도 아닌데 이런 느낌도 되새김질합니다.
시텐노지 박물관이 옆에 있어 보고 나왔는데
그냥 절에 온 기념으로 보자면 입장료는 비싸진 않는데
개인적인 관심이 협소해서 좀 아쉬웠습니다.
쇼토쿠 태자의 그림을 걸어놓은 곳도 있길래 들어갔다 나왔습니다만
그날은 아침부터 헤메느라 일정이 밀려서 급한 맘에 찬찬히 살펴보진 못했습니다.
11월 3일이 되면 시텐노지왓쇼이라는 행사가 벌어진다고 합니다.
멀리서 사람들이 온 것을 기념하는 행사라고요.
원래 이 여행의 주 목적지는 나라여서 그렇게 관심이 없었는데
나중에라도 일정을 잘 짜서 한 번 구경을 해볼까 생각중입니다.
뭐 이 때면 정창원전 전시가 열리는 기간이니 한 번은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아주 오래전에 미술사공부를 열심히 하기도 했는데
시텐노지를 갔을 때는 아주 간단한 양식도 기억나지 않아 그냥 지나친 것이 많았습니다.
(물론 아침에 여기 오느라 헤멘 게 이날 내내 바보짓하는 기원이 되었지요)
그래서 뭘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감도 안왔습니다.
십수년전에 쳐박아둔 미술사와 일본사 책을 뒤적이다 보니 그때 본 것들이 정리가 되는군요.
작년 10월의 여행기가 아직도 끝을 맺지 못한 이유가 됩니다.
올해 가을에도 갈텐데 시텐노지왓쇼이와는 상관없이 다시 들러보고 싶습니다.
시텐노지여 내가 돌아왔다..라고 외쳐주마!!!
1주 내에 이날 저지른 최대의 만행사건 이야기를 풀어보죠.
뭐, 이 여행 자체가 매사 그랬지만요.
- 가급적이면 일본 원발음에 가깝게 표기하겠습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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